뱅크오브아메리카, 105년 전통 ‘메릴린치’ 브랜드 퇴출

▲메릴린치 로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5일(현지시간) 자산운용 사업에만 메릴 브랜드를 쓰고 나머지 부문은 ‘메릴린치’ 명칭을 퇴출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신화뉴시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메릴린치를 인수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브랜드 퇴출 작업을 벌이고 있다.

BoA는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부문에서 더는 메릴린치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대신 해당 사업부는 앞으로 BofA증권이라는 명칭을 쓰게 된다.

BoA는 이전까지 투자은행·트레이딩 부문을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라는 브랜드로 운영해왔다.

다만 자산운용 사업부는 ‘메릴’이라는 브랜드를 쓰게 되고 메릴린치의 유명한 ‘강세장 황소’ 로고도 유지한다.

브라이언 모이니헌 BoA 최고경영자(CEO)는 “브랜드 변경이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BoA는 금융위기 이후 은행 전체 실적이 완연히 회복하고 사내 통합도 궤도에 올라 회사 전체 브랜딩 파워 재고를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스미스바니 등에 이어 금융위기 충격으로 사라진 월가 브랜드에 메릴린치도 10년 만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찰스 메릴이 친구 에드먼드 린치와 함께 1914년 설립한 투자회사가 바로 메릴린치였다. 메릴린치는 모든 일반 투자자들을 증시로 끌어들인다는 목표 아래 증권 중개업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메릴린치의 주식 브로커들에게 ‘선더링 허드(Thundering Herd·천둥 번개가 칠 때 한꺼번에 움직이는 소떼)’라는 별명이 불을 정도로 저돌적이고 일사불란한 행보로 이름을 날렸다.

메릴린치는 투자은행 부문으로도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격탄을 맞고 뒤이어 금융위기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결국 2008년 9월 BoA에 500억 달러(약 56조 원)에 팔리는 신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