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록의 이슈노트] 혁신 대한민국 기업, 정치에 발목 잡혀서야…

입력 2019-02-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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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차장

20일(현지 시간) 삼성 갤럭시S10 언팩이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빌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는 박수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무대를 2층까지 꽉 채운 3500여 명의 관객은 혁신 기능 및 신제품이 공개될 때마다 큰 함성으로 답했다.

이날 행사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직접 재킷 주머니에서 ‘갤럭시 폴드’를 꺼냈다. 고 사장은 “갤럭시 폴드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처음부터 디스플레이를 재창조했다”며 “갤럭시의 다음 시대를 위해서 끊임없는 혁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년 전인 2013년 3월. 삼성전자는 MWC가 열리는 바르셀로나가 아닌 미국에서 처음으로 언팩을 개최했다. ‘갤럭시S4’ 공개 행사였는데, 애플 심장부 뉴욕에서 아이폰을 잡겠다는 의미였다.

당시만 해도 애플 아이폰 따라잡기 정도의 평가를 받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삼성전자는 원조를 능가했다. 애플이 혁신을 멈췄을 때 삼성은 혁신을 이어간 덕분이다. 세계 최초의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는 혁신의 결정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인에게 한글의 아름다움도 알리고 있다. 프랑스 콩코드 광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랜드마크에서 진행 중인 ‘미래를 펼치다’라는 한글 옥외광고와 동영상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광고를 기획한 장소현 삼성전자 상무는 “해외 마케터들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칭찬했다”며 “한국 소비자들로부터는 자랑스럽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기업인들이 끊임없는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올려놓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 안에서는 찬밥 신세다. 정부는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최저임금 인상 등을 밀어붙였다. 최근 만난 기업 CEO는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맞춰 놓으면 일은 언제 하느냐”고 토로했다.

다음 달 다시 문을 여는 국회는 기업 경영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처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기관투자가와 헤지펀드들이 잇달아 ‘경영 간섭’에 나설 계획이다. 치열하게 글로벌 경쟁을 하는 기업의 등을 밀어주기는커녕, 기업 발목을 붙들고 있다.

기업은 언제나 혁신을 추구한다. 머물러 있으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수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폴더블폰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게 안 되면 다르게 했다. 고집부리지 않았다.

반면 정치는 언제나 과거에 머물러 있다. 실패한 경제 논리를 그대로 가져다 쓰고도, 그 논리를 고집한다. 실패를 인정하고 혁신에 나서는 순간 정치 생명은 끝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1995년 4월 이건희 삼성 회장은 베이징에서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했다. 24년이 지난 지금, 기업은 1류가 됐는데 정치는 여전히 4류에 머물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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