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회장 “변호사시험 합격률 상향…직역수호 먼저 논의해야”

입력 2019-02-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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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25일 취임을 앞두고 이투데이와 만나 "소통의 아이콘이 되겠다"며 "100%를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100%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이투데이DB)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25일 열리는 대한변협 대의원 총회에서 취임사를 하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이날 대의원 총회에서는 총회 의장, 감사 선출 등의 의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더불어 이 회장은 이날 대의원 총회를 통해 함께 회무를 이끌어갈 집행부에 대한 인준을 받게 된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절박함 알고 있다”

취임에 앞서 이투데이와 만난 이 회장은 집행부에 대해 “능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다양한 기수, 경력, 나이의 분들을 모았다”며 “이런 분이 여기에 와서 집행부가 구성됐나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특히 이 회장은 임기 동안 대한변협 회원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회장이 내보인 자신감의 배경에는 이번 선거가 단독 선거로 치러졌다는 데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제50대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 혼자 출마해 9322표로 전체 회원의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다. 투표에 참여한 회원 기준으로는 79%가 넘는 찬성표를 얻었다.

이 회장은 “지난 선거들은 경선 구도로 치러지면서 이념, 지역, 중·대형 로펌, 사시와 로스쿨 등 프레임이 짜이고 대결 구도를 이뤘다”며 “선거가 끝나면 후유증이 굉장히 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그런 양상이 아니었다”며 “역사상 가장 많은 투표율, 투표수를 얻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회원들이 뭉쳐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회장은 대한변협의 75%가량을 차지하는 서울 회원뿐만 아니라 지방 회원들도 하나로 모아 균형발전을 이뤄갈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은 20%도 채 돌지 못하고 지방은 회원이 8명뿐인 지회의 투표소까지 다 돌았다”며 “대한변협이 서울과 지방을 모두 배려하고 균형 발전을 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 회장은 서울에서 6100여 표의 지지를 얻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서울에서 제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은 지난 2년간의 열정과 헌신을 평가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대한변협 회장에 오르는 길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이 회장의 단독 출마에 대해 반발한 일부 회원들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처음 대한변협 선거에 대한 여론은 ‘흥행참패’, ‘선거무산 위기’, 타이틀이 딱 이랬다”며 “그러다가 제가 ‘정정당당, 원칙대로 승부하겠다’고 하면서 마지막에는 기사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회원으로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며 “덕분에 무관심하게 묻힐 뻔한 대한변협 회장 선거가 관심을 끌게 됐다”고 말했다.

◇ “탄핵제도 도입은 당연히 필요…‘소통’으로 이끌어 갈 것”

일각에서는 대한변협 회장에 대한 탄핵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특정 인물을 겨냥한 제도 도입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회장은 “대통령도 탄핵하는 데 당연히 협회장이 잘못하면 탄핵해야 한다”며 “협회장 탄핵이 없다는 것은 문제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신 형평성 있게 원칙대로 협회장뿐만 아니라 총회 의장, 감사, 대의원, 집행부 임원 등을 모두 탄핵 대상자로 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와 같은 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임을 물을 방법,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회장은 “소통하겠다”며 “앞으로 어떤 분이든지 만나서 이야기하고 경청할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항상 회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며 “‘마이크를 잡기 전에 핸드폰을 잡아라’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회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짧은 시간에 여러 건의를 갑자기 하지 마시고 제 핸드폰 번호가 공개돼 있으니 꼭 연락하라”고 강조했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제도 변화와 사회 변화는 유기적"이라며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으면 사회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이투데이DB)

◇“변호사시험 합격률 상향은 직역수호가 먼저 이뤄져야”

이 회장은 공약으로 내걸었던 ‘직역수호’에 대해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게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는 소수 엘리트 법조인 양성이 아닌 다수의 법조인을 배출해 국민에게 법률 수요를 충족시켜 주겠다는 것”이라며 “자격을 갖춘 변호사들이 법률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 변호사 숫자는 적고 법률업무 시장에서 다뤄야 할 일은 많다 보니 소장 작성은 법무사, 세무는 세무사, 노동사건은 노무사, 특허사건은 변리사 등 유사직역이 생겼다”며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회장은 변리사, 법무사 등 유사직역 시험을 폐지하고 신규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업무를 하던 사람의 자격을 박탈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신규 유입은 막되 기존 유사직역 종사자와 변호사는 경쟁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성과 합리적 보수, 이 두 가지로 국민이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도 국가가 인정한 교육을 받고 검증절차를 거친 전문가들에 의해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송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유사직역 업계의 행보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이 회장은 “법률 업무라는 것은 국민의 신체, 재산, 가족관계 형성 등 기본권을 다루는 것”이라며 “그것을 하고 싶을 때 국가에서 정한 방법은 로스쿨 가서 교육받고 변호사 시험 합격하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직역수호와 시장확대가 선제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을 묶어 둔 상태에서 변호사만 계속 늘리는 것은 시장 과열을 일으킬 수 있다”며 “시장이 과열되면 그만큼 폐해가 늘어나고,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게 된다”고 경고했다.

◇“사법 정상화, 변호사들 힘 보탤 것”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법원이 신뢰를 회복하는데 변협이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며 “사법부가 바로 서야 변호사도 제대로 변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부가 크게 불신받는 상황에서 검찰이 이를 바로 세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칼을 댔다”며 “변협은 소독할 수 있는 소독약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법부가 건강해지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도 필요하고, 변호사 업계를 위해서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법원 내부에서도 치열한 토론과 소통을 통해 내부적으로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부의 자정과 자기 개혁의 노력을 지켜볼 생각이다”라고 정리했다.

△이찬희 대한변협 회장

이 회장은 서울 용문고,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해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한변협 재무이사·인권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달 제50대 대한변협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임기는 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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