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 보고서 활용, 유럽 양보 이끌어낼 전략 가동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EU와 무역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EU로부터 수입하는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EU 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압력을 한층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자동차와 관련 부품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상무부 보고서를 받았다. 미국 정부는 아직 이 보고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럼프는 이미 이를 활용해 유럽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낸다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트럼프는 “딜(Deal)이 성사되지 않으면 우리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하려 하지만 EU는 매우 힘든 상대”라고 말했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7월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회(EC) 위원장의 워싱턴D.C. 방문을 계기로 새 무역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며 지금까지 불안정한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새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안보회의에서 양측의 갈등이 표출됐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유럽 외교관들로부터 싸늘한 반응을 받았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럽 자동차 대부분이 미국에서 생산된다”며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 보고서를 받고 나서 90일 안에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트럼프는 EU, 일본 등과의 무역협상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카드로 이 보고서를 활용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자동차 업체들은 새 관세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거듭 표명하고 있다.
EU는 트럼프 자동차 관세에 맞서 총 200억 유로(약 25조4742억 원)에 달하는 보복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직 미국과 EU의 무역협상은 공식적으로 시작되지 않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불확실하다. 미국은 농업 부문에서 시장개방 확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