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작심 발언 “미국은 세계의 일부, 우리를 절대 부술 수 없어”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블룸버그

런정페이 화웨이테크놀로지 창업자가 작심하고 미국에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18일(현지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절대 우리를 부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의 선진 기술 때문에 세계는 우리 회사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가령 일시적으로 우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득당하는 나라가 늘어났다 해도, 언제든 약간의 규모 축소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했던 발언 중 가장 강력한 발언을 쏟아냈다. 멍 CFO는 돈 세탁, 사기, 영업 비밀 절취 등의 혐의로 신병 인도를 요구하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작년 12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체포됐다. 화웨이는 어떠한 부정행위도 한 적이 없다고 부정하고 있다.

런 회장은 “나는 미국이 하고 있는 일에 반대한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정치적 동기에 근거한 행위는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은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 다른 나라에 제재 조치를 강요하길 좋아하고, 그런 호전적인 방법을 이용하려 든다. 우리는 여기에 반대한다. 우리는 해결을 제재소에 맡길 방침”이라고 했다.

런 회장은 또 화웨이가 계획했던 대 미국 투자를 영국으로 돌릴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영국으로의 투자를 더욱 늘릴 방침”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영국에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화웨이를 블랙 리스트에 올린다 해도 우리의 성장을 막을 수는 없다”며 “미국은 세계를 대표하지 않는다. 미국은 세계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놨다.

런 회장의 이같은 작심 발언은 지난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이후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제품을 계속 사용하면 파트너가 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미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등은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을 중단했으며, 캐나다는 화웨이 제품이 자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5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더라도 위험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판단, 미국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런 회장이 대미 투자를 영국으로 돌리기로 한 배경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