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줄잇는 소송

입력 2019-02-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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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각종 소송전이 시작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마약, 폭력조직, 인신매매 등은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이라며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예산을 재배정할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국경장벽 예산 57억 달러를 포함시켜 달라고 의회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여야가 합의한 국경장벽 예산 13억7500만 달러에 국방부와 재무부 등에 다른 목적으로 승인된 예산 66억 달러를 끌어와 총 80억 달러를 장벽 건설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국방부와 군사 건설 사업 예산 36억 달러, 마약단속 예산 25억 달러, 재무부의 자산 몰수 기금 6억 달러 등 70억 달러가 국경장벽 건설 예산으로 전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이후 미국 시민단체들의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선포 하루 만에 뉴욕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여러 단체들이 더 많은 시위 예고한 상태다.

비영리 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컬럼비아 특별구(DC) 연방지방법원에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부가 다른 목적으로 배정된 자금을 국경장벽을 건설하는 데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는 트럼프의 ‘거짓’ 비상사태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다”며 “트럼프가 처벌을 모면한다면, 그 다음 날조된 비상사태가 무엇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영리기구인 ‘워싱턴 소재 책임성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은 법무부까지 고소하고 나섰다.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 결정 관련 법률 근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 단체의 노아 북바인더 전무는 “미국 시민들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법적 근거를 알 자격이 있다”며 “법무부의 부적절한 대응은 현 행정부조차 법적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대응에 나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국가비상사태는 권력 남용이라며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 차원의 위헌 소송 제기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뉴욕을 포함한 민주당 소속의 여러 주 검사장들이 이미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상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국가비상사태 중단을 위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분열됐다. 트럼프 조치가 지나쳤다고 지적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직접 행동에 나서기 꺼리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

내년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톰 틸스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상원의원 “오바마가 행정권을 남용했다고 비판했으면서 국가비상사태를 지지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나중에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트럼프의 선례를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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