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합의 기대감 고조...3가지 걸림돌은?

입력 2019-02-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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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 시장 접근, 제조2025’..미중 협상 걸림돌

▲미중 무역협상 시한 연장 가능성이 제기됐다. CNB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타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양국이 극적인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영국 BBC 방송은 중국 경제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합의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3가지 걸림돌을 1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시한 연장이 내키지는 않지만 중국과 일이 잘 풀리고 있다”며 3월 1일로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 시한이 연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세계 경기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인 만큼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49%, S&P500지수는 1.29%, 나스닥지수는 1.46% 각각 급등했다.

하지만 구체적 진전이 드러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BBC는 특히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해외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등 3가지 문제에 주목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중국이 자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에게 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은 이를 부인한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과 세계화 센터의 왕휘야오 센터장은 “지적재산권을 중국에 넘겨야 한다는 법 자체가 없다”면서도 “중국 정부는 미국의 정서를 이해하고 있고 만약 위반사항이 발생하면 이를 처벌할 의지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우려를 덜기 위해 중국은 지적재산권 법원까지 세웠다. 또 중국 관리들이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 요구를 못하도록 하는 법도 만들고 있다. 중국의 이런 노력에도 미국은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오히려 중국의 사법당국 자체에 화살을 겨누고 있다. 사법당국이 중국 공산당 관할이기 때문에 판결이 그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국영업체일 경우는 두 말할 나위가 없다.

둘째는 시장 접근성 문제다. 중국이 지금까지 이룬 경제적 성공은 정부가 계획하고 설계해서 국영기업을 밀어준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 기업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방식이다. 미국은 바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불공정하게 항공, 반도체, 전기차 분야에 보조금을 지원해 주고 값싼 대출을 해줌으로써 경쟁력을 길러준다는 것이다. 이 분야는 사실상 미국과 사업 영역이 부딪히는 부분이다. 미국 측은 중국이 국영기업뿐 아니라 민간기업들도 절대적 우위에 있다고 말한다. 회사 운영을 위해 현지 파트너가 필요한 중국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은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중국은 더 많은 분야에서 외국 기업들에 문을 열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역시 중국 기업과 정부 간 ‘커넥션’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은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기술 육성 계획인 ‘중국제조 2025’를 표방하는 중국의 산업 로드맵에 있다. 미국의 심기를 가장 불편하게 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핵심 분야, 가령 항공, 반도체, 5G에 중국이 도전장을 던진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최근 로드맵의 속도를 늦추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중단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베이징대학의 크리스토퍼 볼딩 교수는 “미국은 중국 경제 구조 자체의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중국이 다른 국가들처럼 시장 중심의 ‘정상(normal) 국가’가 되길 원하지만 중국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미중 양국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설사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양국의 전략적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미중 양국은 전날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차관급 무역회담 진행 중이고, 14~15일에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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