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 앞세운 차별화 전략 방점...완성차 스타급 디자이너 물망
1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말 윤선호 기아차 디자인센터장(부사장)을 자문역으로 위촉했으며, 현재 후임 인선 작업에 나섰다.
기아차 관계자는 “윤선호 기아차 디자인센터 부사장이 1월 말 자문역으로 위촉됐다”며 “아직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서울)모터쇼 이전까지 새로운 디자인 책임자가 선임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선호 전 디자인센터장은 현대차 디자인연구소 출신으로, 2003년 40대 초반에 일찌감치 디자인 담당 이사로 승진했다. 2011년부터 기아차 디자인센터장을 맡아 K3 디자인을 주도하는 등 K시리즈 라인업 완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수석부회장에 오른 정 부회장은 그룹 전반에 걸친 인사 쇄신과 조직 개편, 신사업 전략, 지배구조 개편 등을 총괄 중이다. 승진과 함께 설영흥 중국사업담당 부회장을 시작으로 2명의 연구개발본부 부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하는 등 고위 임원 쇄신 인사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번 기아차 디자인센터장 교체 역시 지난해 시작한 쇄신 인사의 연장선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디자인부문 조직은 현재 고급차 벤틀리 출신의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담당 부사장이 디자인 총책임(CDO)을 맡고 있다. 그 아래 현대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아차 디자인센터장 윤선호 전 부사장이 각 브랜드의 세부 디자인을 주도해 왔다.
정 부회장은 2017년 말 푸조 출신 프랑스 디자이너 ‘올렉 손’을 기아차 중국기술연구소 디자인담당 상무로 영입했고, BMW 고성능 M브랜드 디자인 총괄 ‘피에르 르클레어’도 스타일 담당상무로 영입했다. 하지만 피에르 상무가 지난해 하반기 회사를 떠났다. 정 부회장이 구상했던 큰 그림에도 차질이 불가피했다.
결국 새롭게 기아차 디자인 수장에 올라설 인물은 고성능 브랜드 출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차가 고급차 제네시스를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린 만큼, 기아차는 ‘스포티’를 앞세워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센터장 후보군으로는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의 스타급 디자이너들이 거론되고 있다. 디자이너 한 명의 역량에 따라 회사 전체의 향방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정 부회장이 직접 후보군을 만나 인터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기아차는 이미 1000cc급 경차 모닝부터 V8 5000cc 고급차 K9까지 전체 라인업을 모두 완성한 상태”라며 “고성능 브랜드까지 염두에 둔 만큼 차기 디자이너는 스포츠 디자인을 경험한 인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