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허브 선점 전쟁] “삼성 ‘빅스비’ 쓰면서 LG TV 사시겠습니까?”

입력 2019-02-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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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허브되면 관련 브랜드 충성도↑

냉장고에서 TV·스피커·아파트까지

가전업계 넘어 IT·건설업도 도전장

AI기기 多품종·多플랫폼 시대 열려

“빅스비(삼성전자) 인공지능(AI)스피커를 스마트홈 허브로 쓰는 가정에서 LG전자 TV나 에어컨을 선뜻 사겠습니까?”

5G(5세대) 이동통신의 본격적인 개화와 맞물려 기업 간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허브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전자업계 임원의 설명이다.

스마트홈 기기는 IoT를 기반으로 일반 가전제품뿐 아니라 가스, 냉난방, 조명 등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기능을 원격 제어하는 기기를 말한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 삶의 질과 편의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보안 향상 및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과거 가전업계는 냉장고가 IoT 허브가 될 것으로 봤다. 24시간 가동되는 제품이자 가족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TV는 물론 에어컨, 심지어 공기청정기까지도 AI를 장착해 스마트홈 허브 후보가 됐다.

하지만 최근 가장 각광받는 제품은 AI 스피커다. 스마트홈 구현을 위해 고가의 TV나 냉장고를 구매할 필요 없이 비교적 저렴하게 AI 스피커를 구매해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선보이면서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빅스비 스피커를 내놓는다. 네이버는 샤오미·LG전자 등과 제휴를 맺고 ‘클로바’ 스피커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 KT ‘기가지니’, LG전자 ‘엑스붐 AI 씽큐’, 카카오 ‘미니’, SK텔레콤 ‘누구’ 등의 스피커가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허브 쟁탈전에 외국기업들도 가세했다. 구글 홈 미니, 아마존 에코, 애플 홈팟 등이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기기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는 분야는 스피커”라며 “허브 춘추전국시대가 지나면 안드로이드폰처럼 소프트웨어의 하드웨어 지배 현상이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제품이 아닌 집 자체에 스마트홈을 심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아파트 중심의 국내 주거문화를 겨냥한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베트남 부동산 개발 업체와 손잡고 현지 최신 주상복합 단지에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포스코건설, 포스코ICT와 함께 각 사의 IoT 플랫폼을 연계한 토털 스마트홈도 구현하고 있다. 카카오는 GS건설·포스코건설의 아파트에 ‘카카오아이’ 플랫폼을 적용하는 한편 챗봇·음성으로 스마트홈을 제어할 수 있도록 구현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도 건설사와의 업무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IT 시장분석 전문기관 한국IDC는 전 세계 IoT 지출 가이드 보고서에서 IoT 시장 규모가 올해 7450억 달러(약 83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지출액 6460억 달러(약 722조 원)보다 15.4% 증가한 수치다. 우리나라는 올해 IoT 부문에서 전 세계 국가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257억 달러(약 28조7400억 원)를 지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 고위관계자는 “가정 IoT의 허브로 자리잡은 기기는 최소 5년 정도는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각종 관련 제품 판매에서부터 빅데이터 수집까지 큰 역할을 하게 돼 전 세계 업체들이 이 시장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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