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새해 첫 FOMC서 기준금리 동결…추가 금리인상 중단도 시사

입력 2019-01-3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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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금리인상 논거 다소 약해져”…연준 별도 성명에서 자산축소 개정 의사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에 ‘비둘기파’ 메시지를 매우 확실하고 강력하게 전달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추가 금리 인상 중단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현행 2.25~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시장 예상과 부합한다.

특히 연준은 성명에서 향후 금리 결정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뜻을 언급했다. 성명은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전개,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향후 조정을 결정할 때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성명에서는 “약간의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이 정당화된다”는 문구가 완전히 삭제됐다. 연준이 이 문구를 뺀 것은 지난 2015년 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성명은 경기 판단도 약간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기에 대해 지난해 12월 성명은 ‘강력한’으로 평가했으나 이번에는 ‘견실한’으로 표현을 바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성명 발표 후 연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논거가 다소 약해졌다”며 “현재 금리는 중립금리 전망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보고 싶다”며 “그러려면 인플레이션이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만 해도 중립금리에 도달하기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몇 차례나 파월을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을 후회한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그런 파월 의장과 연준이 올해 들어 ‘비둘기파’로 완전히 전환한 것이다. 연준은 지난달 FOMC만 하더라도 올해 금리가 두 차례 인상될 것임을 암시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가 끝나고 나서 미국 연방기금 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가능성을 70%로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협상,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중지) 등 지정학적 이슈가 연준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우리가 인내심을 가짐으로써 경기를 잘 지원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연준은 별도 성명에서 보유자산 축소 일정을 늦추는 데 열려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양적완화 정책 등을 펼치면서 보유자산이 2008년의 1조 달러 이하에서 4조5000억 달러(약 5031조 원)까지 확대됐다.

이에 연준은 지난 2017년 10월부터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자산 정상화에 나섰다. 매월 500억 달러가 축소 상한선이었기 때문에 연준 보유자산은 현재 약 4조 달러 정도로 축소됐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사실상의 양적 긴축인 보유자산 축소가 금리 인상과 함께 시장에 이중 압력을 주고 있다고 우려해왔다.

파월 의장은 “보유자산 축소를 끝낼 적당한 시점을 연준 위원들이 평가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더 일찍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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