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메이 총리 브렉시트 재협상 지지…‘노 딜’·‘연기’ 모두 거부

▲영국 하원에서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총 7개 수정안 표결이 끝나고 나서 테리사 메이(가운데 서 있는 사람)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하원은 향후 브렉시트 추진 방법과 관련해 총 7개의 수정안을 놓고 표결해 그중 2개를 가결했다.

핵심은 EU와의 아무런 협상 없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연기를 모두 거부하고 대신 메이 총리가 EU와 가장 첨예한 이슈인 아일랜드 국경 ‘안전장치(Backstop)’ 재협상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하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이 엄격히 통제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관세동맹에 잔류시키는 것이다. 브렉시트 강경파는 안전장치가 사실상 EU에 계속 잔류하는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앞서 하원은 지난 15일 메이 총리와 EU가 맺었던 브렉시트 합의안을 230표라는 영국 의정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했다.

메이 총리는 21일 향후 EU와의 협상에서 의회 발언권을 확대하며 안정장치 문제 재협상을 하고 노동권과 환경 관련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플랜 B(대안)’를 내놓았다. 이를 놓고 하원의원들이 다양한 수정안을 내놓아 이날 표결한 것이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이 제출한 수정안이 찬성 317표, 반대 301표로 가결됐다. 이 수정안은 안전장치를 다른 대안 협정으로 바꾸는 것이다.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과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하원이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수정안도 이날 찬성 318표, 반대 310표로 통과됐다.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와 보수당의 니키 모건 등이 제출한 브렉시트 9개월 연기안은 제1야당 노동당의 지지 표명에도 부결됐다. 그밖에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등이 제출한 다른 4건 수정안도 모두 부결됐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최근 브렉시트 연기 기대로 달러화에 대해 10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으나 이날 쿠퍼의 수정안이 부결되고 나서 전일 대비 0.55% 하락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투표 결과에 따라 안정장치 대안을 포함해 브렉시트 재협상을 EU에 요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EU는 벌써 재협상에 반발하고 있어 메이 총리의 앞길에 험로가 예상된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대변인은 “EU 지도자들은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전념하고 있다”며 “안전장치는 합의안의 일부분이며 합의안 재협상은 열려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이런 변화 속에서 협상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