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 브렉시트 합의안 역대 최대 표차로 부결

입력 2019-01-1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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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정부 불신임안 제출…노딜 브렉시트·EU 잔류 등 모두 가능성 있어

▲영국 하원의원들이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 찬반 투표를 막 마치고 자리에 앉아있다. 이날 투표에서 합의안은 230표차라는 역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됐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영국 하원이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역사적인 대패(大敗)를 당하면서 정치 혼미는 더욱 깊어지고 브렉시트 행방은 불투명하게 됐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원은 메이 정부와 EU가 합의한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을 놓고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하원의원 650명 가운데 표결권이 없는 의장단과 전통적으로 등원하지 않는 신페이당 7명 등을 제외한 639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그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합의안이 부결됐다. 230표차는 영국 의정 사상 가장 많은 표차로 법안이 부결된 것이다. 심지어 표차가 200표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패배 규모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의 정도를 보여준다고 WSJ는 전했다. 표결 결과 EU에 잔류하거나 두 번째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등 모든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테이블 위에 놓이게 됐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바로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이번 불신임안 표결은 16일 오후 치러진다. 불신임안이 과반수 지지를 얻고 다시 14일 이내 새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되지 못하면 조기총선이 개최된다. 정치 혼란이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다.

다만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여당 보수당 내 강경파와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 민주연합당(DUP) 등은 메이 총리의 집권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U 헌법 격인 리스본조약의 50조에 따라 영국은 오는 3월 29일 자동으로 탈퇴하게 된다. 의회가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는 가운데 영국이 브렉시트를 연기하거나 아예 철회하지 않는다면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앞서 하원은 이날 표결에서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에 대비해 지난주 메이 총리가 3개회일 이내 ‘플랜 B’를 제시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는 EU와 다시 협상해 21일까지 새 대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어 하원이 수주 이내 플랜 B 표결을 실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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