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는 올해 경영 키워드를 ‘위기’로 규정했다. 지난해 불거진 카드수수료 인하와 새 결제수단 보급 확산,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인상 등 겹악재를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올 정도로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는 올해 비상경영에 돌입한다.
2일 주요 카드사 대표는 신년사에서 일제히 위기극복을 위한 혁신을 주문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임영진 대표는 이날 ‘위기의 카드사’라는 말을 인사말에서부터 꺼냈다. 임 대표는 “우리 업을 뒤흔드는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위기의 카드사라는 수식어는 생소하지 않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임 대표는 이어 “카드업계는 외부 정책 변수와 다양한 결제수단의 등장으로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도 “당연함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과 혁신 사고로 변화를 이뤄내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를 카드업계의 가치관이 바뀌는 ‘전략적 변곡점’으로 규정하고 조직과 결제시장 혁신을 당부했다.
KB국민카드 이동철 대표는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며 위기감을 대변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다가올 환경 변화는 우리가 보유한 핵심 경쟁력이 이제는 경쟁에서 유효하지 않을 수 있으며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카드정책과 관련해서는 “감내하기 힘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 금융 총량 규제, 제로페이 등장은 우리의 사업 기반에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카드업계 선두를 되찾기 위한 사업 정교화와 신사업 전환 가속화, 조직 내 협업과 혁신 등을 주문했다.
롯데카드 김창권 대표 역시 “수수료 인하와 마케팅 비용 규제, 경기둔화 등으로 경영환경이 매우 비우호적이고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하다”며 수익구조 다변화와 디지털 플랫폼 회사로의 전환 등을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이 레드오션으로 변했다”면서 “각종 페이의 등장으로 시장 위협도 커졌고, 수수료 인하와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카드업이 어려워졌는데 이를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