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지검이 소득 축소 신고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카를로스 곤 닛산자동차 전 회장을 특별배임 혐의로 21일 다시 체포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전 회장이 2009년 10월 개인적인 투자로 손실을 본 18억5000만 엔(약 186억400만 원)의 손실을 닛산자동차가 부담하도록 했다는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곤 회장의 변호인은 21일 보석을 청구할 예정이었지만 새로운 혐의가 적용되면서 곤 회장이 석방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곤 회장의 자산관리회사는 신세이은행과 통화 거래에 관한 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다가 2008년 리먼 사태 여파로 인한 급격한 엔화 강세로 수입 억 엔의 손실이 발생하자 은행에서 담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곤 전 회장은 추가 담보 제공을 거부하는 대신, 손실을 포함한 모든 권리를 닛산으로 옮기도록 제안했다고 한다. 증권거래 등 감시위원회는 은행에 대한 조사에서 이 사실을 파악, 은행 측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 일본 회사법에서 특별배임죄의 공소 시효는 7년. 체포 혐의는 10년 전인 2008년 10월 행위이고, 곤 전 회장은 해외 체류 기간이 길어서 검찰은 시효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수부는 지난달 19일에 2015년 3분기까지의 유가증권보고서에서 보수를 축소 신고한 혐의로 곤 전 회장 등 2명을 체포했다. 이달 10일에는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죄로 2명을 기소했고, 내년 3월 끝나는 2018 회계연도까지 3개년분의 보수에 대한 축소 신고에 대해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다시 체포했다.
검찰은 21일 만료되는 곤 전 회장에 대한 구류 기간 연장을 전날 도쿄지방재판소가 불허하자 서둘러 새로운 혐의를 제기해 체포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곤 전 회장은 도쿄구치소의 독방에서 1개월여를 보내고 있다. 독방에는 서양식 화장실과 세면대가 비치돼 있으며, 창문은 있지만 방에서는 창밖을 볼 수 없다고 한다. 평일은 오전 7시에 일어나 밤 9시에 잠자리에 들며, 식사는 하루 세 끼, 목욕은 일주일에 두 번 할 수 있다. 주식은 쌀에 보리를 섞은 밥으로, 빵은 한달에 1~2회가 나오는데 곤 전 회장은 면회자들에게 식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그레그 켈리 전 대표이사의 변호인은 21일 도쿄지방재판소에 보석을 신청, 재판소는 이날 중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