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초대 사장을 지낸 '한국 반도체 산업의 산 증인' 강기동 박사가 자서전을 출간했다.
강 박사 측은 오는 3일 오후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책 제목은 '강기동과 한국 반도체'다.
1934년생 함경남도 함흥 출생인 강 박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과를 11회로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을 올랐다. 이후 1970년대 미국 '모토로라', '스튜어트 워너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반도체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생산·경영 지식을 쌓았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1973년 국내 최초 반도체 소자 제조 공장 '한국반도체'를 설립했다.
강 박사는 자서전에서 "한국반도체 주식회사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에 인수됐고, 큰 좌절감을 안은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고 기록했다.
실제로 그가 세운 한국반도체는 중동전쟁으로 유류 파동이 일어나면서 자금난에 시달리다 부도가 났다. 이후 한국반도체를 삼성이 인수했고, 강 박사는 삼성반도체 초대 사장을 지냈다.
강 박사는 지금의 SK하이닉스인 현대반도체에도 사업 자문을 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활약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강 박사는 '한국 반도체의 아버지'인 셈이다.
강 박사는 자서전에서 "두 회사(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합치면 현재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2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며 "한때 부녀자의 머리카락을 팔아 연명하던 나라가 상상을 초월하는 반도체 메모리 왕국이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