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특수소재,영업이익률 20% 넘어… 에이텍은 6년 새 매출규모 2배 껑충
2013년 강화된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자산총계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을 중심으로 적용됐다. 증여세 부과와 사회적 비난 여론 등을 의식한 대기업 오너들은 지분 매각이나 계열사 합병 등을 통해 규제망을 벗어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5조 원 미만의 중견그룹들은 해소 노력을 게을리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이들에 대한 규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는 가운데, 자산 1조에서 5조 원 미만 중견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실태를 진단해 본다.
애경그룹은 1954년 비누공장 애경유지공업으로 시작했다. 1970년 채몽인 선대 회장이 갑작스럽게 타계하자 아내이자 가정주부였던 장영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고 작년 말 기준 자산규모 4조6800억여 원의 그룹으로 키워냈다. 현재는 2000년대 중반 모친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채형석 총괄부회장이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42년 만에 본사를 홍대로 이전하며 채 총괄회장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채 창업주와 장 회장 슬하에는 장남 채 총괄부회장을 비롯해 차남인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삼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 장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이 있다. 또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이 채 부사장 남편이다.
애경그룹은 올해 반기 말 기준 지주회사인 AK홀딩스를 필두로 46개 계열사가 있다. 이중 오너 일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안의 기준치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지주사를 제외하고 애경유지공업(오너가 지분 100%), AKIS(40%), 애경개발(68.54%), 애경PNT(50%), 에이텍(50%), 코스파(20.05%), 한국특수소재(20.05%), 애드미션(85.25%) 등 8곳이다. 애경유지공업은 AKIS를 흡수합병하고 10월 1일 사명을 AKIS로 바꿨지만 애경개발과 함께 적자 상태다. 애경PNT도 내부거래 비율이 80~90% 수준이지만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을 냈다. 코스파는 내부거래 비율이 1% 안팎에 불과하다.
1982년 설립된 산업·가정용 플라스틱 제품 제조 및 판매업체 에이텍은 애경그룹 내 대표적인 일감몰아주기 규제 기업이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을 비롯해 동석·승석 등 3형제와 장영신 회장이 지분 50%를 갖고 있으며 나머지 50%는 윤광호 에이텍 대표이사 사장(겸 애경PNT 대표이사)이 보유하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전후부터 작년까지 매출 규모를 보면 2011년 389억여 원에서 지난해 697억여 원으로 두 배가량 덩치가 커졌다. 내부거래 비율은 2011년 80.2%, 2012년 80.1%로 상당히 높았지만 2013년 일감몰아주기 규제 이후 점차 줄기 시작해 최근 3년간은 50% 안팎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애경산업이라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바탕으로 최근 5년간 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거두고 있으며 금액으로는 작년 기준 영업이익이 40억 원에 육박했다. 이를 통해 2013년 1억여 원에서 지난해 4억여 원 등 배당금 지급 규모도 늘려가고 있다.
자동차부품과 포장재 등 플라스틱 압출발표제품을 제조하는 한국특수소재는 내부거래 비율이 100%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03년 일본의 JSP와 5대 5 합작법인으로 설립됐다. 채동석·승석 형제가 각각 5%, 장 회장의 둘째 오빠인 고 장성돈 전 애경유지 사장의 둘째 아들로 코스파 사내이사인 장인원 대표이사 8% 등 대주주 지분이 20.05%다. 매출의 100%를 그룹 내 계열사 코스파와의 거래에서 벌어들이고 있어 영업이익률이 20%를 훌쩍 넘는 등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고 있다. 금액으로는 2011~2017년까지 매출 200억 원대, 영업이익 4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1년 25억 원에서 2014년 30억 원으로 배당을 올린 데 이어 최근 4년간은 35억 원씩 매년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들이 클라이언트로 있는 광고대행사 애드미션은 애경가 사위인 안용찬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안 부회장 76.9%, 채은정 부사장 6.7% 등 오너가 지분이 85.25%다. 이 회사는 2002년 12월 설립됐으며 감사보고서로 확인 가능한 최근 5년간 2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중 내부거래 비율은 30~40%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2014년 7억여 원 흑자를 낸 이후 작년까지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법적으로 문제없이 해당 기업들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 앞으로도 공정한 가격에 거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