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유 미술품 1347점에서 1062점으로 뚝 “왜?”

입력 2018-11-0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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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말 재분류 탓..셋방살이에 작년부터 구입 전무..장부가 42억..도록·전시회 등 활발

한국은행이 보유중인 미술품 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한은이 셋방살이에 나선 지난해부터 미술품 구입도 사실상 끊겼다. 다만 보유 미술품을 활용해 도록을 제작하고 전시회를 여는 등 일반인과의 문화교류는 활발히 진행 중이다.

(한국은행)
1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한은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한은 보유 미술품은 총 1062점이다. 이중 동양화가 431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서양화(392점), 서예(154점), 조각 등 기타(85점) 순이었다.

이는 다만 2012년 기준 1347점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한은이 추가 매수한 미술품 수가 81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66점이 사라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은 관계자는 “미술품을 판 것은 아니다. 2014년말 미술품을 중간 분류하면서 예술품과 장식품으로 분리했다. 단순 포스터 등을 일반 장식품으로 정리해 빼다보니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2017년부터 현재까지 미술품 구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 기간동안 올해 이종구 작가가 그린 이주열 한은 총재 초상화 한 점을 보유한 것이 전부다. 이는 애초 이 총재가 올 3월말 퇴임할 예정이었다는 점에서 역대 총재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본관 리모델링과 제1별관 재건축 공사를 시작하면서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구 삼성본관으로 옮겨와 있는 상황이다. 셋방살이를 하면서 미술품 구입이 어렵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상당기간 미술품 구매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년에 걸쳐 공사를 예정했지만 별관공사 입찰관련 분쟁이 발생하면서 현재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1955년부터 미술품 구매를 시작한 한은은 초기인 1956년부터 1957년까지 2년간 미술품 구매를 하지 않았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012년까지도 미술품 구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기간 중에도 2010년 퇴임을 앞둔 이성태 총재 초상화 한 점을 구매했었다.

한은 보유 미술품의 장부가는 42억원에 달한다. 다만 감정가는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2012년 10월부터 12월까지 한은 본·지점에 있는 미술품에 대해 공식감정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감정위원에는 KBS 진품명품 출연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그림 감정위원 진동만씨와 고서·글씨 감정위원 김영복씨 등이 참여했었다. 앞서 2000년대 초반에도 대학연구소를 통해 약식감정을 받았었다.

(한국은행)
한은 보유 미술품 중 대표작으로는 본점 1층 현관로비에 있는 가로 7m, 세로 4.5m 크기의 부조가 있다. 한국 추상조각부문 1세대 작가 중 한 명인 엄태정 서울대 명예교수의 ‘번영과 영광<사진>’이다. 한은은 1987년 12월 신관 건물을 완공하면서 이 작품을 구입했었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미술계 지원을 위해 신진작가 공모전을 통해 미술품을 구입해왔었다. 다만 국정감사에서 한은이 왜 미술품을 구입하느냐는 지적이 있었고 최근엔 본점 이전 문제 등으로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올 4월 ‘한국은행 소장 미술품 100인 100선’ 제목의 미술품 도록을 발간하고, 한은 박물관에서 ‘한국은행 소장 미술 명품전’을 개최하고 있다. 봄(4월17일~5월27일)과 여름(6월12일~8월26일)을 주제로 기획전을 연데 이어 현재 3차 가을·겨울(9월11일~11월18일)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일반인과 같이 호흡한다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도 작품을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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