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슈퍼파워’ 인도로 가는 길] “발리우드 보고, 불교순례 하고”…‘유커 유치’ 팔 걷은 印

입력 2018-10-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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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외여행 중국인 1억4500만 명…그중 24만 명만 인도 찾아

▲인도 아그라에 있는 타지마할 앞에 관광객들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인도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한 해 1억 명이 넘는 중국인이 세계 각지로 해외여행을 하면서, 이들을 잡아야 관광산업을 진흥할 수 있다는 인식의 발로다.

인도의 관광자원은 풍부하다. 2000년 역사의 인도는 히말라야산맥의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안선은 7500km에 달하고 타지마할이라는 상징적인 명소를 품고 있다.

매해 세계 곳곳의 여행객들이 인도를 찾지만, 인도가 목을 빼고 기다리는 여행객은 따로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다.

8월 KJ 알폰스 인도 관광부 장관은 “인도가 현재 270억 달러(약 30조7000억 원) 정도인 관광수입을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까지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1억4500만 명의 중국인이 해외로 여행을 떠나 총 2580억 달러를 소비했다. 그중 인도를 방문한 여행객은 24만 명에 불과했다.

인도는 전체 중국 관광객의 1%를 끌어오는 것을 내년 목표로 잡았다. 약 140만 명 규모다. 이를 위해 여행객을 상대하는 산업 종사자들에게 중국어 공부를 독려하고, 이들이 찾을 만한 음식을 제공하고자 준비 중이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을 마주할 만큼 가까이 붙어 있으나 중국인 관광객들은 인도보다는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를 더 많이 찾았다.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지난해에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이들이 중국인들을 타깃팅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UAE는 특히 중국 관광객들이 쇼핑할 수 있도록 30개 도시에서 로드쇼를 열었다.

인도는 이러한 노력이 부족하다. 국경 분쟁 등 정치적 긴장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인도 관광업계는 정부가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베이징에 마케팅 본부를 두고 있는 미드타운트래블의 아룬 아난드 대표는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 “중국은 인도를 여전히 가난한 나라로만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발리우드로 대표되는 인도 영화가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인도가 중국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인기 있는 힌디 영화 음악 등을 통해 다가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 관광진흥청의 사트야지트 라잔 사무총장도 “알리바바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젊은 중국인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는 2억 명의 불교도가 있지만 ‘불교의 성지’ 인도는 이들조차 끌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매년 인도를 방문하는 중국 불교도는 3만~4만 명에 불과하다. 붓다 탄생지 등 관광명소에 중국어 번역이 부실한 탓도 있다.

알폰스 장관은 “붓다 사원이 있는 스리랑카가 인도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며 문제를 인정했다. 인도 정부는 북부의 4대 불교사원을 오갈 수 있는 항공노선을 신설해 중국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CNBC에 따르면 수익성 높은 중국 시장을 완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인도 관광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관광시장이 7% 성장하는 동안 인도는 그 두 배인 14%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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