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자, 10월은 ‘공포의 달’…세계 증시, 6년 만에 최악

입력 2018-10-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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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중국과 이탈리아 우려·미국 부진한 실적 등이 투자심리 억눌러…FTSE올월드지수, 7% 하락·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대 낙폭

▲FTSE올월드지수 추이. 23일(현지시간) 종가 321.69.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이달은 ‘공포의 달’로 기억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중국과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우려, 미국 기업의 부진한 실적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2012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전 세계 주요 기업 주가 추이를 종합한 FTSE올월드지수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7% 떨어졌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극에 달했던 2012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라고 FT는 전했다.

FTSE올월드지수에 속한 3211개 기업 중 약 3분의 1의 시가총액이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올해 20% 이상 증발했다. 851개 기업만이 올해 주가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금융자산 가운데 올해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의 대기업 주식과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밖에 없다. 심지어 미국 대기업 주가를 종합한 S&P500지수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미국정크본드지수 상승폭도 2.5%에 그치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대한 불안으로 이달을 시작했다. 그러나 10월이 끝나가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전통적인 고민거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바로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다.

씨티그룹이 집계하는 글로벌이코노믹서프라이즈지수는 4월 이후 지금까지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지수가 마이너스를 유지하는 것은 4년 만에 처음이다. 이 지수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을 얼마나 많이 웃돌거나 밑도는지를 보여준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은 바로 중국에서 비롯됐다고 FT는 강조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5%로, 9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기업 주가를 종합한 CSI300지수는 올해 21% 하락했다. 홍콩증시 벤치마크인 항셍지수는 15.3% 빠졌다. 미국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약 10% 하락해 중국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달러화당 7위안 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놓고 유럽연합(EU)과 대립각을 세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4%를 넘으면 시장에 혼란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0bp(bp=0.01%포인트) 오른 3.59%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는 나 홀로 독주를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어닝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초보다 못한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세에 좌절하기 시작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미국 기업 실적은 내년에 더 약화할 전망이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 효과가 컸으나 내년은 이렇다 할 호재가 안 보이기 때문.

FT는 그밖에도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 전쟁과 계속되는 주요국 국채 금리 상승, 정치적 불확실성을 시장의 위험 요소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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