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문제가 승패 갈라 -여당, 68년 만의 최저 득표율 기록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정권의 향방을 점치는 선거로 주목을 받았던 남부 바이에른 주 의회 선거는 여당이 68년 만의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역사적인 패배를 맛보게 됐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은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여당인 기독사회당이 전통적으로 단독 과반수를 유지해온 탄탄한 보수 텃밭이다. 이번 선거는 메르켈 총리가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주요 선거여서 결과가 주목 받고 있었다.
5년 만에 치러진 14일(현지시간) 바이에른 주 의회 선거에서 기독사회당의 득표율은 37.2%로, 지난번 선거 때 수준을 약 10%포인트 밑돌며 68년 만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독사회당은 제1당은 유지했지만 단독 과반수를 잃으며 역사적인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기독민주당은 기독사회당과 연합을 해온 이후 바이에른 주 선거에 참가하지 않고 기독사회당을 지원해왔다.
반면에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우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득표율이 10.2%로 약진하며 독일 16개 주 중 15개 주 의회에서 의석을 획득하게 됐다.
보수계 여당의 대폭적인 득표율 하락은 난민 정책을 둘러싼 여당 내 갈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달 28일에는 금융 도시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중부 헤센에서도 의회 선거가 치러질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서는 메르켈 총리의 구심력이 더욱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바이에른 주 의회 선거에서는 난민 정책을 둘러싼 대립이 유권자로부터 외면당하면서 메르켈 정권에서 연정을 구성한 2개의 여당의 세가 위축된 반면, 야당 중 난민 수용에 관대한 녹색당과 수용에 강하게 반대하는 우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이 각각 여당에 대한 불만표를 흡수한 모습이다.
녹색당은 득표율이 17.5%로, 지난번 선거 때보다 2배 이상 늘려 제2당으로 약진했다. 독일 언론들은 녹색당이 난민에 관대한 정책을 내건 것과 원래 주력해온 환경보호 정책이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우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은 난민 수용에 강하게 반대하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을 넓혀 득표율 10.2%로 처음으로 의석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난민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을 둘러싸고 독일 유권자들이 중도적인 노선에서 좌우로 제각각 분산된 경향의 표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