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AI 등 신사업 기회 놓칠까 불안감 고조
일본 기업들의 IT 투자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IT 투자가 현저하게 적은 상황에서 그나마 나온 투자 대부분도 기존 시스템 유지·보수와 점검에 쏠렸다고 1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진단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오는 2025년에 일본 기업의 60%가 핵심 IT 시스템 노후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기회를 많은 일본 기업이 놓칠 우려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의 한 시스템 엔지니어는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시스템 유지와 관리에 쫓기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는 일본 기업의 IT 투자 약점을 한 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IT 투자 중 신규 안건에 들어가는 것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기업 중 43%는 IT 관련 비용 중 90%를 시스템 유지에 사용한다. 신규 투자에는 전혀 손길이 닿지 않는 것이다.
투자액도 부족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리서치 업체 IDC재팬은 올해 일본 IT 시장규모가 약 17조 엔(약 172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2015년에 컴퓨터와 통신 기기, 소프트웨어 등 ICT 분야에 대한 투자액이 5600억 달러로, 일본의 네 배에 달했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의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일본 기업의 24%만이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IT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미국은 그 비율이 4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