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 확산…파키스탄, IMF 구제금융 추진

입력 2018-10-09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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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강달러·금리인상에 자본유출 가속화…미중 무역전쟁 따른 중국 경기둔화가 새 리스크

▲MSCI신흥시장지수 추이. 8일(현지시간) 종가 995.50. 출처 FT
미국 달러화 강세와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이 가속화하면서 신흥국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하면서 신흥국 위기를 더욱 부각했다고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사드 우마르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오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막하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서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그는 전날 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임란 칸 총리가 모든 사람과 논의한 끝에 IMF와 협상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며 “우리는 지난 회계연도에 재정수지 적자가 목표보다 약 2.5% 많고 월별 경상수지 적자는 20억 달러(약 2조2760억 원) 이상인 어려운 상황을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구제금융 규모가 최소 120억 달러는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의 9월 외환보유고는 84억 달러로, 1년 전의 139억 달러에서 급감했다.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 다른 신흥국은 자국 경제를 보호하고자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소식은 신흥국 문제가 심각하게 악화할 위험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는 풀이했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 5월 결국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후 구제금융 규모를 500억 달러에서 570억 달러로 확대하는 등 문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올해 내내 하락한 끝에 8월 초 폭락하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고조시켰다.

신흥국 주가를 종합한 MSCI신흥시장지수는 이날 1월 고점 대비 22% 이상 하락해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롤런드 미스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시간”이라며 “압박을 오래 받을수록 대응하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신흥국 통화 가치가 이미 크게 하락한 상태여서 이에 따른 리스크는 줄었으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이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 등이 신흥국에 광범위한 위기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7일 올해 들어 네 번째 시중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발표했으나 투자자들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3.7% 급락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다음 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전분기의 6.7%에서 6.6%로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도 신흥국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7년 만에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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