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로 나온 신동빈, ‘뉴롯데’ 개혁안 탄력

입력 2018-10-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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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원 웃도는 대규모 M&A 가속도…지주사 전환·지배구조 개편 전망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 공여와 경영 비리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남에 따라 신 회장이 제시한 ‘뉴롯데’ 개혁안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신 회장의 부재로 멈춰 있던 10조 원을 웃도는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M&A)을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동빈 회장은 5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2월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뇌물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지 234일 만인 이날 항소심에서 신 회장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신 회장이 풀려나면서 롯데의 M&A 시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신 회장 부재로 11조 원 규모의 투자 및 M&A가 좌초 상태에 있었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부지를 사들여 유화단지를 만들려는 계획이 대표적이다. 투자 규모만 약 4조 원으로 예상되는 이 사업은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석유화학 제품 시장을 노린 롯데의 글로벌 전략이었다. 그러나 신 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로 남게 됐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해 비상경영체제위원회 등 전문경영인이 결단을 내리기는 힘든 액수였다.

롯데케미칼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에틸렌 생산을 위해 설립 중인 3조 원 규모 화학 공장도 투자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국 공장이 완공돼 가동되면 에틸렌을 종전 화학 공장보다 30~40% 싼값에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 미국과 베트남 등지에서의 호텔 체인과 유럽에서의 화학 사업 등 약 10조 원 규모의 M&A 사업이 신 회장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로부터 독립하려고 추진했던 지주회사 전환도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식품과 유통 부문 42개 계열사를 한데 묶은 롯데지주가 출범했으나 관광과 화학, 금융 계열사들은 여전히 롯데지주로 편입되지 않아 반쪽에 그쳤다. 아울러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인 호텔롯데의 상장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는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 롯데상사 등 여러 핵심 계열사의 정점에 있으나 일본 롯데 측 지분이 97.2%에 달한다.

신 회장이 풀려남에 따라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도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동생이 구속 수감돼 있는 동안 신 회장 해임 건을 주주총회에 건의하는 등 자신의 입지를 넓히기 위한 공세를 펼쳐왔으나, 모두 부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신 회장은 옥중에서 상한 건강을 추스른 뒤 일본을 찾아 일본 롯데 경영진도 다독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났음에도 수 건의 혐의 중 하나인 면세점 특허 청탁 대가에 따른 K스포츠재단 70억 원 지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받아 롯데면세점의 월드타워점 특허권 취소 여부가 변수로 남았다. 관세법 178조 제2항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를 취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1심 판결 이후 월드타워점의 특허권 취소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와 관련해 관세청도 판결 내용을 확인하고 면허 취소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원 전후로 면세점 정책이 롯데에 특별히 유리하게 집행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내용이 판결문에 있어 특허 취소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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