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시 국내 시장 독점 우려, 6개월 안에 자산매각 완료해야
공정위는 독일 린데 아게(이하 린데)와 미국 프렉스에어의 합병을 심사한 결과 국내외 가스 시장 일부에서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린데는 2016년 산업용 가스 매출액 16억5000만 달러, 프렉스에어는 9억9000만 달러로 각각 세계 2·3위 사업자다. 지난해 6월 합병을 발표한 두 회사는 8월 공정위에 73조 원 규모의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공정위는 우선 국내 산소·질소·아르곤 토니지와 산소·질소·아르곤 벌크 사업과 관련한 자산 가운데 린데와 프렉스에어가 겹쳐서 소유한 자산을 어느 한 쪽에서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토니지는 대용량 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기체 형태로 공급하는 방식을, 벌크는 가스를 액화해 탱크 트레일러 등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두 회사의 질소 토니지 시장 국내 합산점유율은 42.8%로 2위 업체와 점유율 차이가 13.6%포인트(P)에 달해 경쟁 제한 추정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결합 회사가 신규 취득한 질소 토니지 프로젝트 규모가 2016년 전체 생산능력의 30.5%에 달하는 점은 향후 지배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국내 산소·질소·아르곤 벌크 시장도 점유율이 30∼40%에 이르는 1위 사업자이고 단독으로 가격 인상 등 경쟁 제한을 할 능력과 유인이 높기 때문에 공정위는 매각 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아울러 두 회사가 미국 뉴저지와 국내에 각각 보유한 엑시머 레이저가스(고출력 레이저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희귀가스 혼합물) 관련 자산 중 하나를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세계 시장에서 두 회사의 합산점유율이 63.4%에 달해 단독으로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고 봤다.
공정위는 또 헬륨 도매업과 관련해 린데와 프렉스에어가 보유한 자산을 일부 매각을 명령했다.
세계 헬륨 시장에서 두 회사 합산점유율이 42.6%로 2위 사업자와 점유율 차이가 21.6%P가 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두 회사는 결합일 이후 6개월 안에 공정위가 명령한 자산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황윤환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산업용가스 분야 기업결합에 대한 시정조치를 부과한 최초 사례"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결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 면밀한 심사를 통해 경쟁 제한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