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플래너리 CEO 1년 만에 경질…후임은 사상 첫 외부 인사

입력 2018-10-02 00:03수정 2018-10-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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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와 주가 폭락에 보수적인 GE에서 파격 인사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존 플래너리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취임한 지 1년 여 만에 경질했다. 그의 취임 이후 더욱 악화된 회사의 실적과 위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플래너리는 GE의 126년 역사상 최단 임기를 지낸 수장으로 기록됐다. 공교롭게도 그의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GE의 주가는 약 14%나 치솟았다.

▲작년 8월에 취임한 존 플래너리 GE 최고경영자(CEO). 뉴욕/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GE는 새로운 CEO 겸 회장에 래리 컬프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외부 출신 인사가 GE를 이끌게 된 건 컬프가 처음이다. 보수적인 GE의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다. GE 이사회는 최근 며칠 간 회사 문제를 놓고 논의한 끝에 플래너리가 현 위기를 해결하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판단에 따라 그의 경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GE를 이끌게 된 컬프는 올해 초 GE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는 미국 산업장비 제조업체 다나허의 구조조정을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월가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컬프는 인사 발표와 동시에 CEO 겸 회장에 취임하며, GE의 헬스케어 사업을 분사하고, 다른 대형 사업을 매각하는 전략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GE는 이날 전력 부문에서 최대 230억 달러 상당의 영업권을 손실 처리하기로 한 점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이익과 현금 흐름은 목표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GE의 전력 사업은 가스 터빈 시장의 침체에 따라 계속 고전해왔다.

한때 GE는 미국 제조업계를 대표했지만 금융 위기 이후 부진의 늪에서 계속 허덕이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금융 사업을 축소했고, 최근에는 실적이 부진한 사업도 정리할 뜻을 밝혔으며, 실제로 회사의 3개 부문을 해체할 계획도 구체화했다. 6월에는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에서 111년 만에 퇴출되는 굴욕도 겪었다. 지난주에는 배당금까지 주당 24센트에서 12센트로 절반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플래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플래너리는 16년 간 GE를 이끌어온 제프리 이멜트의 후임으로 지난해 8월 취임했다. 그러나 전력 부문의 부진이 워낙 심해 CEO 쇄신 만으로는 돌파구를 찾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멜트 시대에 문어발식으로 확장했던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컸다. 플래너리의 재임 12개월 간 GE 주가는 54%나 떨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영진 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지만, 플래너리의 경질은 너무 갑작스러웠다고 WSJ는 전했다. 지난주만 해도 플래너리가 사내 영상 메시지를 통해 “회사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며 직원들에게 협조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임 CEO 겸 회장 지명 소식에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GE의 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8.2% 뛰었고, 개장과 함께 14% 이상 뛰어 13.0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GE 주가는 11.21로 연중 최저치이자 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컬프 신임 CEO 겸 회장은 다나허를 이끌 당시, 유전 서비스 업체 베이커휴즈의 지분 62.5% 매각을 포함해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구조조정을 성공시켰다. 또 컬프가 다나허를 이끌었던 2000년부터 14년간 회사 주가는 S&P500지수보다 5배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컬프는 이날 취임 성명에서 “GE는 훌륭한 사업과 엄청난 능력을 지닌 근본적으로 강한 회사다. 이런 상징적인 회사를 이끌게 된 건 특권”이라며 성과를 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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