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비즈] “승객 안전에 최우선 투자”… 항공사 ‘사고제로’ 총력전

입력 2018-09-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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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문제 해결” 대한항공, 독립부서 만들며 품질관리 온 힘

“우리나라 항공사들만 유독 문제가 많은 건가요?”

최근 정비 미흡이나 결함으로 인해 항공기가 지연·결항되는 건수가 매년 늘면서 승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항공사의 경영상 문제가 정비 결함으로 이어지면서 동시 다발적으로 지연사태가 발발하자 국적 항공사에 대한 승객들의 체감안전도는 크게 낮아지는 모습이다.

항공사들은 다소 억울한 상황이다. 매년 수백억 원, 많게는 천억 원대에 달하는 비용을 투자하며 안전운항에 힘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사들은 정비인력이나 시간 등을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보다 구조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시스템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도 항공사들의 안전운항을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항공사들 ‘안전강화’에 적극…“고객 신뢰가 중요”= 1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매년 안전 부문에 1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안전 및 보안, 운항, 정비, 객실, 종합통제, 여객 및 화물 운송 등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전 부문에 걸쳐 직원들의 교육 훈련 및 최신 장비 구입 등에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안전과 관련한 글로벌 트렌드를 수집하기 위한 해외 세미나 참석 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항공은 운항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독립 부서를 만들어, 모든 항공기 운항에 일정한 기준의 숙련도 단계를 적용해 훈련과 비행 기준을 표준화했다. 이를 통해 모든 훈련 과정을 정확한 기준과 규정에 의거해 측정,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한항공은 기존에 사용하던 자체적 안전관리 IT 시스템을 바탕으로 새로운 안전관리 시스템인 세이프넷(SafeNet)을 개발해 2009년부터 현업에 적용하고 있다.

기체 결함 등으로 여객기 지연 출발이 빈번했던 아시아나항공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기관에서 컨설팅을 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안전 품질 전문 컨설팅 업체인 프리즘(PRISM:Professional Resources In System Management)사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프리즘사에서는 이달 중 지난 한 달간 정비 조직, 인력 운영, 매뉴얼 체계 및 정비 수리 절차 등에 대해 검토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선방향을 제시할 계획이다.

최근 급성장세를 보인 LCC(저비용 항공사)들은 성장 속도에 걸맞은 안전관리 기능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날 제주항공이 항공기 운항의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안전운항 체계를 개선했다고 밝힌 것이다.

제주항공은 기존 운항통제 기능에 정비통제와 운항 코디네이터 기능을 더해 모든 상황에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 종합통제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여러 본부에서 맡고 있던 안전운항 관련 기능을 한 데 모아 평상시에는 효율적으로 안전운항을 관리하고 비정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은 운항통제센터의 기능을 강화하면서 인력 또한 기존 70여 명에서 90여 명으로 늘렸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안전을 위한 획기적인 투자를 해나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만들어 이용자의 편의를 꾸준히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부, 항공사 안전 규제 ‘고삐’ 죈다 = 정부도 항공안전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가 국내 항공운송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안전투자 공시 및 안전 마일리지 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앞으로 항공기 운용 상황과 정비·운송·객실 안전 시스템, 교육·훈련 등 안전투자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 국내 9개 국제항공운송사업자와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총 11곳이 우선 대상이다.

공시 목록은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운용(항공기·엔진·부품·정비시설), 안전(정보)시스템(정비·운항·객실·통제·안전보안·운송), 교육·훈련 프로그램 및 시설·설비(정비·운항·객실·통제·안전보안·운송), 전문가 인건비, 기타 안전지출 등이다.

국토부는 연내 입법을 마치고 시범운용을 거쳐 늦어도 3년 후에는 제도를 본격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를 통해 항목별 투자액 증감 추이가 지속적으로 관리되면서 업계 간 자율경쟁을 촉발해 취약 분야에 대한 안전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토부는 이달 중 적정운항 기준을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 적정운항 기준은 항공사가 보유 항공기로 운항스케줄을 짤 때 참고하는 자료로 활용된다. 여기에는 △수리 미비에 의한 항공기 결항이나 승객들의 항공안전을 고려한 적정기준 △착륙 항공기의 다음 항로를 위한 이륙 전 최소시간 기준 등이 포함된다.이와 국토부는 항공사별 적정 정비인력에 대한 기준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항공사가 항공기 결함 등을 대비하지 않은 무리한 스케줄로 소비자 피해를 위협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 적정기준 마련을 통해 항공안전 신뢰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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