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에 또 발목 잡힌 유통가...횡령·일감몰아주기 등 물의

입력 2018-09-10 10:17수정 2018-09-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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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한동안 잠잠하던 유통업계 오너가(家)의 잡음이 다시 들리고 있다. 경영 성과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경영 2세부터 현직 대표까지 연이어 사건사고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사용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0일 오전 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로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

담 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법인 자금 200억여 원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4월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오리온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한편 공사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해 왔다.

오리온 측은 “해당 건물은 외부 귀빈용 영빈관과 갤러리 목적으로 설계됐고, 2014년 완공 시점에 용도를 재검토해 지난 4년간 임직원 연수원으로 쓰고 있다”며 “최고경영진이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고 해명했다.

담 회장은 2011년 비자금 160억 원을 포함해 약 300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정해진 용도 절차를 따르지 않고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재판을 받은 바 있다.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형이 확정됐다. 일찍이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오리온을 글로벌 제과업체로 성장시킨 담 회장은 2014년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임원직을 맡아온 허인철 부회장을 전문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부회장’ 직으로 영입해 성장동력 유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담 회장이 영입한 허 부회장은 최근 간편대용식 브랜드 ‘마켓오 네이처’를 론칭하고 디저트 매장 ‘초코파이 하우스’를 확대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경영 성과와 상관없이 오너리스크는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7일 경찰의 담 회장 소환 조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는 나란히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하림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 김홍국 회장의 편법증여 및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6월에는 삼양식품의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사장 부부가 50억 원가량의 횡령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횡령액을 회사에 갚는 등 유통업계의 오너 리스크가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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