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NAFTA 개정 협상 타결…고민 깊어지는 캐나다

입력 2018-08-28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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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멕시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개정을 위한 양자 간 합의에 도달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나프타를 ‘재앙’이라고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째에 무역협정 재검토를 지시하고, 재협상이 시작된 지 1년여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멕시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가졌다. 그는 “미국의 무역에 있어서 중요한 날”이라며 양국 간 협상 타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그는 “양국 모두에 정말 좋은 거래다, 훨씬 더 공정해진 거래”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양국이 합의에 도달했다. 캐나다와의 협상도 조기에 마무리될 것을 기대한다”며 “데킬라를 들며 3개국 간 협상 타결을 축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과 멕시코 간 협상에서 쟁점은 자동차 관세 혜택을 위한 조건을 정한 ‘원산지 규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4년 협정 발효로 저임금인 멕시코로 생산 라인들이 옮겨가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겼다며 미국 생산이 늘어나도록 규정 변경을 요구해왔다.

현재 일반 승용차와 그 핵심 부품에 사용하는 부품의 62.5%(금액 기준)를 역내에서 조달하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이를 70~7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캐나다를 포함한 나프타 3개국 제품을 많이 사용하도록 촉진하려는 의도다. 새 규정으로의 이행 기간은 미국이 2년을 주장해왔지만 멕시코는 10년을 주장하고 있어 어디까지 양보했는지도 초점이 된다.

미국이 제안한 ‘임금 조항’도 포함됐다. 이 조항은 완성차의 일정 비율을 시급 16달러 이상인 지역에서 만들도록 의무화하는 구조다. 제조업체들이 인건비가 낮은 멕시코로 옮겨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자동차조사센터(CAR)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자동차 공장의 평균 시급은 20달러가 넘지만 멕시코는 7달러에 불과하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 협정인 나프타는 미국 멕시코 양자 간 개정 협정이 타결됐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미국과 멕시코 간 협정을 토대로 캐나다와도 합의를 해야 한다. 크리스차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언론에 “미국과 멕시코 두 나라 간의 협상 타결에 캐나다는 고무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필연적인 결론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캐나다와 중산층에게 좋은 협정으로 고쳐질 경우에만 우리는 나프타에 서명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캐나다는 자동차의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는 데에는 대체로 찬성하지만 5년마다 경신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효되는 ‘일몰 조항(Sunset Clause)’에는 강하게 반대한다. 또 캐나다는 트럼프가 문제시하는 유제품 무역장벽을 둘러싸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이에 캐나다를 포함한 3개국 협정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종 합의는 일러도 9월 이후로 늦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양보하지 않으면 3개국 협정에서 배제할 태세다. 트럼프는 이날 합의에 대해 명칭을 ‘미국-멕시코 무역협정’이라고 부르겠다면서 “나프타라는 이름은 없앨 것”이라고 공언했다. 나프타라는 명칭이 나쁜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폐지되길 바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이번 멕시코와의 개정 협상 타결을 캐나다와의 협상에서 압력을 가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프타 협정이 개정되면 멕시코와 캐나다를 대미 수출거점으로 자리매김시킨 완성차 업체들은 새로운 규정에 적합한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해야 한다. CAR에 따르면 현재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입하는 완성차의 99.8%가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다.

미국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예를 들어, 무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 대미용으로 25%의 관세가 부과되게 되는 소형 트럭이다. 제너럴모터스(GM)과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은 일부 소형 트럭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미국 기업들에도 나프타 재협상 결과는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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