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에 꽂힌 구본걸 LF 회장

입력 2018-08-24 11:00수정 2018-08-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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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46% 인수 코람코자산신탁 품어…비패션 다각화 효과 2분기 영업익 12.8% 늘어

▲구본걸 LF 회장
구본걸 LF 회장이 잇따른 인수합병(M&A)을 통해 비(非)패션 사업의 포트폴리오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업계 전반의 불황 속에 외식과 호텔, 화장품, 식품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한 데 이어 부동산 금융업에까지 진출키로 한 것. 이러한 구 회장의 다각화 전략이 주효해 LF의 실적 상승도 견인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F는 코람코 창업자인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코람코 회사발전협의회장) 보유 지분 5.43%와 우호 소액주주 지분 40.57% 등 총 46%를 약 1600억 원에 인수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거래로 LF는 코람코자산신탁의 100% 자회사인 코람코자산운용도 인수하게 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01년 설립된 자산관리 회사로 2006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신탁업 인가를 취득해 신탁업을 겸영하게 됐다. LF가 인수하게 된 코람코자산신탁은 이 전 장관과 소액주주 외에 설립 당시 출자자로 참여한 우리은행(12.2%)과 산업은행(11.7%), 키움증권(9.94%), 코리안리재보험(9.68%), 신한은행(7%) 등 금융회사들이 나눠 갖고 있다.

LF가 코람코자산신탁을 인수하게 된 것은 국내 패션시장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비패션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는 구본걸 회장의 경영 전략에 기인한다. LF는 패션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홈퍼니싱부터 주류, 외식업, 화장품까지 다양한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고 구본무 회장의 사촌동생인 구본걸 회장은 LG패션이 계열분리를 완료하고 LG그룹으로부터 완전 독립한 2008년 LG패션을 맡기 시작했다. 남성복 위주였던 LG패션의 사업구조를 여성복·캐주얼·아웃도어 등으로 넓혔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2014년 LG패션에서 LF로 사명을 변경한 뒤에는 업태를 말해주는 수식어도 패션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이 됐다. LF는 2016년 프랑스와 네덜란드, 체코의 다수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국내 영업권을 획득해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남성 화장품 라인 ‘헤지스 맨 스킨케어’도 공개한다. 올해 초에는 LF몰에 리빙관을 신설하고 인테리어 가구와 홈 데코레이션 용품, 생활용품, 침구류 등 40여 개 브랜드를 발표했다.

2007년 설립한 자회사 LF푸드를 통해서는 해산물 뷔페 ‘마키노차야’와 일본 음식 전문점 ‘하코야’를 운영 중이다. 작년에는 ‘모노링크’와 ‘구르메F&B’ 등 식품과 식자재 관련 업체를 6곳이나 인수했다. 또 주류 유통업체인 ‘인덜지’의 지분을 50% 이상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신규 사업을 검토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며 “패션사업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식품과 생활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관련 사업을 확대해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지난 5년간의 신규사업을 위한 M&A의 성과과 올해부터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먹혀들면서 LF의 실적도 성장하고 있다. LF는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2.8% 성장한 347억 원(연결기준)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은 4288억 원으로 7.9% 증가해 작년 인수한 식자재 유통 회사 연결 효과가 반영됐다. 3분기에는 연결 영업이익이 50% 이상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코람코자산신탁 인수 효과로 실적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2년간 1200억 원대 매출과 600억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면 LF는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8%, 60%가량 상승 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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