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3세' 계속되는 마약 스캔들, 왜?…"성장 과정 등 문제"

입력 2018-08-0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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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 속 주인공 조태오. 극 중 재벌 3세인 조태오는 막강한 재력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댄다. 한국에서는 대형범죄에 속하는 마약을 하는데 있어서도 거침이 없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특권층 자녀들과 함께 호화 클럽에 모여 마약을 투약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인물설정과 장면이라는 평가도 많았으나 이런 소재들이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쓰여졌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재벌 2, 3세의 마약 소식이 이를 방증한다.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연합뉴스)

최근 SPC그룹의 허희수 부사장이 대마 밀수 및 흡연 협의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2007년 파리크라상 상무로 입사한 뒤 이후 파리크라상 마케팅본부장, SPC그룹 전략기획실 미래사업부문장 등을 거치며 탄탄히 입지를 쌓아온 허 부사장의 마약 소식에 사회는 경악했다.

특히 그는 2016년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버거’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허 부사장 뿐만 아니다. 모 그룹 회장의 차남, 회장의 손녀 등도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으며 이들 외에도 유명 병원 원장의 아들도 대마초를 피워 논란을 일으켰다.

태어날 때 부터 모든 것을 가지고 태어난 이른바 '금수저'들이 마약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들의 성장과정과 연결 짓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반화 할 수 는 없지만 이미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다져놓은 탄탄한 사업 위에서 시작한 재벌 2·3세들 중 일부는 회사를 일궈 나가야 했던 1세대만큼의 긴장감이 약간은 덜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창업주들과 달리 이미 모든 것이 갖춰진 상태에서 기업 경영에 참여하게 되는 재벌 2,3세들은 자신의 힘으로 무엇을 이루겠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부의 세습도 고착화되면서 계층 간 이동이 줄어들자 이들만의 '리그'가 생겨났고 이는 왜곡된 계급의식이나, 금전 만능주의 등을 당연시하는 삐뚫어진 특권의식을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곽 교수는 "일부 재벌 2·3세들은 ‘나는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폭력이나 마약, 갑질 등 어긋난 행동을 해도 괜찮다거나, 처벌이 다르게 다뤄질 것이라고 믿게 해 이러한 행동들을 더 쉽게 하도록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찍 경험하게 되는 외국생활도 이들의 마약에 대한 반감(?)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 마약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불법적의식이 약한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서는 대마초는 비범죄로 취급하는데 어렸을 때 이런 인식을 갖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이를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결국 단계가 낮은 마약 정도는 불법적인 행동으로 인식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재벌들의 경우 아무래도 마약을 접할 수 있는 루트와 이를 확보할 수 있는 돈이 있다"면서 "유희를 즐기는 쪽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세대적 특성까지 고려하면 아무래도 유혹에 취약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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