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향하는 드루킹 특검, 연결 고리 '줄소환'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정치권 연루 의혹과 관련된 핵심 관계자를 줄소환했다.

특검팀은 30일 오후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멤버인 ‘서유기’(필명) 박모 씨, ‘초뽀’ 김모 씨, ‘트렐로’ 강모 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더불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모 씨를 조사실로 다시 불렀고 ‘아보카’ 도모 변호사도 재소환했다.

이들은 모두 '드루킹' 김동원 씨와 함께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의 개발·운용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이중 박 씨는 드루킹이 김 지사가 참관했다고 주장한 2016년 10월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킹크랩 시연회장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1시 44분께 특검에 출석한 박 씨는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시연 당시 김 지사를 봤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강 씨, 김 씨 등도 킹크랩, 김 지사 등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들이 모두 김 지사와 연결점이 있는 만큼 특검이 정치권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 조사 당시 ‘초뽀’ 김 씨가 압수당한 USB에는 드루킹과 경공모 회원들이 김 지사에게 2700만 원을 후원한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김 씨는 김 지사를 후원한 내용이 담긴 USB를 박 씨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김 지사의 전 보좌관 한 씨를 재소환했다. 한 씨는 지난해 9월 경기도의 한 식당에서 경공모 소속 ‘성원’(필명) 김모 씨, ‘파로스’(필명) 김모 씨 등으로부터 500만 원 상당의 돈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는다. 드루킹이 구속된 이후 돈을 다시 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한 씨는 50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빌린 것은 아니고 편하게 쓰라고 해서 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당시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부인한 바 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이날 처음으로 소환된 도 변호사 역시 입을 굳게 다문 채 출석했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핵심 인물이다. 특검은 도 변호사를 상대로 김 지사에 대한 인사청탁 경위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김 지사에 대한 소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특검 관계자는 "김 지사와 소환 일정 등을 조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드루킹 등을 대리하다 이달 중순 사임한 마준 변호사도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 변호사는 드루킹 등의 변호를 다시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마 변호사가 드루킹 등 구속된 관계자 전원 변호 여부 부분에 대한 의사를 수사팀에 밝히기 위해 방문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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