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중국 백화점 사업까지 손 떼고 ‘베트남·인도네시아’ 간다

입력 2018-07-3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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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적자 확대되며 마트 이어 백화점도 철수 가닥…동남아 시장 점포 확대 움직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마트 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백화점 사업도 철수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롯데는 중국에서 철수하는 대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신 회장의 ‘남진’ 정책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중국 백화점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2008년 중국 베이징에 첫 백화점 매장을 연 이후 현재 중국에서 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재 영업 중인 5개 점포 가운데 임차 건물인 톈진 2개 점포와 웨이하이점 등 3곳이 우선 정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선양점과 청두점 등 2곳은 백화점뿐 아니라 호텔, 놀이시설 등이 함께 있는 복합몰 형태여서 건물 용도전환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 같은 상황에서 백화점도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점포 매각 건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사드 부지로 경북 성주골프장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보복을 받았다.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롯데마트는 소방점검 등을 빌미로 중국 정부가 대부분 점포의 문을 닫게 하면서 작년 한 해에만 268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드 해빙 이후에도 경영 환경이 개선될 기미가 없자 롯데는 110개 매장 중 96개 점포를 운영 중인 화동·화북법인을 5월 매각했으며 남은 14개 점포는 쪼개서 매각하거나 폐점할 계획이다.

이번에 철수를 검토 중인 백화점 부문 역시 사드 보복으로 부진을 거듭했다. 2016~2017년 중국 내 백화점 부문에서 연간 약 7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에도 적자 규모를 줄이지 못했다. 매출 역시 2016년 970억 원에서 지난해 760억 원으로 21%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 실적은 매출 200억 원, 영업손실 160억 원이었다. 중국 진출 이후 10년간 백화점 부문 누적 적자가 5000억 원에 안팎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롯데는 중국 유통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신 회장의 ‘남진’ 정책에 따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과거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앞으로 롯데가 할 일이 많은 곳”이라고 말한 바 있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 내 호찌민·하노이 두 곳에서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13개가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지 20년이 되는 롯데리아는 베트남인들에게 국민 패스트푸드로 각인됐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다낭 공항점을 연 데 이어 이달 초엔 휴양지 나트랑(냐짱)에 2호 매장을 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점 한 곳과 46개의 롯데마트 및 롯데슈퍼를 운영 중이며 앞으로 100개 이상으로 점포 수를 늘리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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