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억 베팅’한 KB자산, 효성 사업회사 대주주됐다

입력 2018-07-2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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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 4개 회사中 2곳 투자, 국민연금 이어 두 번째 지분율

KB자산운용이 효성 2개 사업회사의 대주주가 됐다. 효성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재상장한 지 열흘 만이다. 베팅 규모는 연간 매출액에 가까운 수준으로 효성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두 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16일부터 효성의 4개 사업회사 중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나흘간 효성티앤씨 주식 23만7514주를 사는 데 520억 원을 투자했다. 지분율은 5.49%다. 이어 23일부터 약 350억 원 규모의 효성첨단소재 주식(23만1135주)을 매입해 5.1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KB자산운용이 이 두 회사에 베팅한 투자 규모는 약 900억 원으로 1분기 순이익의 8배에 달하며, 연간 매출액 규모와 맞먹는다. KB자산운용은 1분기 11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1177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KB자산운용이 효성에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사업부문 중 특히 섬유·무역, 산업자재(첨단소재) 분야 가능성과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각각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기술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재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2~3배 올라갈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모두 기존 효성 내에서 괜찮은 사업부로 판단,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최근 이 두 종목이 분할돼 사업회사로 재탄생하자마자 투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특히 분할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진 상황을 매수 기회로 삼고 지분을 늘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효성은 1월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4개 사업회사의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 1998년 당시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주력 계열사였던 효성티앤씨,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효성물산을 효성으로 통합한 지 딱 20년 만이다. 4월 27일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을 의결했고, 이달 13일 분할 존속회사인 효성을 비롯해 신설 법인인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5개 회사가 증시에 재상장됐다. 분할비율은 효성 0.39%, 중공업 0.27%, 섬유 0.12%, 산업자재 0.13%, 화학 0.09%다.

효성은 연내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효성에 따르면 현행법상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는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4개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로 넘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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