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내달 초 하계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휴가 기간 동안 허 회장은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경영계획을 다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허 회장의 이번 솔선수범 여름휴가는 그의 ‘휴(休) 경영’과도 맞닿아 있다. 허 회장은 직원들에게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긴 문장에 쉼표가 필요하듯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허 회장의 생각이다.
실제로 허 회장은 “오래된 석탑들을 보면 돌 사이사이에 틈이 있는데, 너무 촘촘하게 만들면 오랜 시간 비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기 때문이다”며 “업무 중에 나태해지는 것은 안 되겠지만 개인적인 휴식시간을 올바르게 보내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허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GS칼텍스는 사원들에게 2주간의 리프레시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리프레시 휴가는 직원들이 주변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휴가를 사용하는 분위기를 개선하고자 만들어진 제도다.
또한 이 같은 분위기는 GS그룹의 ‘워라밸’ 문화 혁신과도 궤를 같이 한다. 최근 GS그룹은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 제도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며, 여러 계열사가 이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근로자의 일과 삶의 균형이 기업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는 강한 믿음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적당한 휴식을 보장하는 이 제도를 GS의 조직문화로 조기에 안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한편 이번 여름 휴가기간에 점검될 허 회장의 경영 계획에는 GS칼텍스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방안’에 대한 고민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유가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큰 기존 정유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착공에 돌입하는 올레핀 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 수익 안정성와 사업다각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전략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휴가 기간 허 회장은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신규 사업 진출, 미래 성장기회 발굴 등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 등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