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간 별도 면담도 가져…‘재벌 때리기’ 기조에서 ‘경제 파트너’ 인식 변화할지 주목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함께 이날 오후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취임 후 처음으로 이 부회장을 만났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애초 전용차를 타고 행사장에 오후 5시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모디 총리의 깜짝 제안으로 지하철로 이동했다가 다시 차량으로 갈아타는 바람에 도착 예정시간보다 약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문 대통령과 모리 총리는 도착 직후 이 부회장과 홍현칠 삼성전자 서남아담당 부사장의 안내를 받아 대기실로 직행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잠시 옷매무시를 고친 문 대통령은 대기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 부회장과 홍현칠 부사장을 불러 5분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축하 인사와 함께 인도 성장에 큰 역할을 해 준 점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을 축하한다”며 “인도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 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 줘 고맙다”며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찾아 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며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이 도착할 때까지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문 대통령에게 90도 각도로 수차례 숙이며 깍듯하게 맞이했으며 행사 내내 문 대통령 뒤에서 조용한 보좌를 수행했다.
행사 끝에 문 대통령이 환하게 웃으며 이 부회장에게 악수를 청하자 이 부회장이 다시 90도 인사로 악수하는 장면은 인도 현지 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서로 손을 맞잡고 한국 경제를 함께 이끌어 가겠다는 의미 있는 모습을 연출했고, 이 같은 기류는 문 대통령의 축사에도 잘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인도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이 활기를 띨수록 인도와 한국 경제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며 “오늘 준공한 노이다 공장이 인도와 한국 간 상생 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 있었던 인도 교포와의 간담회에서도 문 대통령은 모리 총리의 여러 차례 걸친 환대에 대해 “우리 기업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그런 마음이 담긴 것으로 느꼈다”며 “대한민국이 대접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점에서 더는 재벌을 적폐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기류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읽힌다.뉴델리(인도)=신동민 기자 lawsd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