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 자본력 앞세워 국내도 삼킬라

입력 2018-07-1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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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 확대 속 시장 점유율 제한 합산규제 부활 움직임…국내 유료방송사업자 성장 막는 역차별 우려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국내 유료 방송 시장도 유럽처럼 넷플릭스에 주도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독점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합산규제가 일몰된 후 부활 움직임이 일고 있는 시점에서 규제에서 자유로운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에 비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지난해 영화 ‘옥자’와 ‘범인은 바로 너’, ‘미스터선샤인’에 이어 올해 YG의 민낯을 공개하는 예능 ‘YG전자’와 사극 좀비 드라마 ‘킹덤’도 제작하고 있는 등 국내 콘텐츠 시장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유추앙극 넷플릭스 이사가 ‘2018 방송 공동제작 국제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국 문화의 수출 채널 역할을 하겠다”며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공략 행보가 빨라지는 가운데 국회는 국내 사업자를 규제하는 합산규제를 연장하려는 조치에 들어갔다. 지난달 28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합산규제 2년 추가연장 내용을 담은 방송법 및 멀티미디어방송 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달 1일에는 김석의 자유한국당 의원도 합산규제 일몰 3년 연장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도 합산규제 기한을 늘리는 관련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손발이 묶이면서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IPTV(인터넷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3분의 1(33%)을 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2015년에 3년 일몰제로 도입돼 지난달 27일 종료됐다. 사실상 시장에서 KT와 KT 스카이라이프의 독주를 막기 위한 장치였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시장 재편에 나서야 하는 입장인데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불리지 않고서는 도저히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이 어렵다”며 “합산규제로 사전 규제 시 M&A에 제약이 생기면서 국내 사업자들만 성장이 막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유럽 시장에 진출해 현지 시장을 장악한 바 있다. 넷플릭스는 유럽 현지 시장에 진출할 때 신규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인 하위 사업자들을 공략했다. 영국에서는 2위(버진미디어), 3위(BT)와 손을 잡았고, 프랑스에서도 3위 사업자와 협력했다.

넷플릭스가 통신사와 손잡고 진출한 영국 시장의 경우 진출 6년 만에 주문형비디오(VOD)시장의 90%를 차지했다. 프랑스에서도 VOD 시장점유율 30%를 상회하면서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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