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 설정 10년 누적 수익률 156.87%
강방천(59)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국내 가치투자 대부로 통한다. 올해는 그가 2008년 6월 에셋플러스를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으로 전환하고, 같은 해 7월 가치투자펀드 ‘리치투게더펀드’를 출범시킨 지 10년째 되는 해다. 펀드 출범에 앞서 세운 원칙은 세 가지다. △소수 펀드로만 운용할 것 △일등기업에 장기 투자 △투자 지혜를 공유하는 소통의 원칙이 그것이다. 여러 개 펀드보다 소수의 펀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용하겠다는 것이 그의 투자 철학이다.
원칙과 철학은 성과로 이어졌다.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이익 성장을 지속하는 일등기업에 주로 투자해 온 ‘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는 펀드 설정일(2008년 7월 7일) 이후 지난달 1일 현재 누적 수익률이 156.87%에 달한다. 강 회장은 4일 열린 리치투게더펀드 10주년 기념 운용보고회에서 “꿈은 변치 않는 철학과 원칙으로 운용되는 100년 펀드를 만드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강 회장은 “10년 전 적은 돈으로도 위대한 기업들의 주주가 될 수 있는, 지혜로운 투자가 펀드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출시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금융위기 여파에 시장이 무너지고 펀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3개월 사이에 고객들이 800억 원을 환매하고 떠났다.
그는 “시장이 공포로 가득한 기간에 철학과 원칙을 믿고 인내한 투자자들이 10년이 지난 지금 위대한 기업이 가져다주는 빛나는 장기 투자 성과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 변동성 우려에 대해 “1998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10년 단위로 큰 위기가 왔던 터라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1등 기업에 투자하면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의 시선은 이제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내년 초 ‘슈퍼아시아’ 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0개국의 비즈니스 모델이 좋은 기업 중 미래 기업 환경에 적응 가능한 기업에 투자한다는 그의 ‘가치투자 철학’을 그대로 적용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