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신규가입자 계좌이체 할인 특약 폐지…"소비자 보험료 인상 우려"

입력 2018-07-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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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일부 종신보험의 계좌이체 할인 특약을 폐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보험료 카드 납부 압박 속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되지만, 사실상 보험료 인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생보업계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약 할인율 축소 조정 방안을 전국의 대리점과 독립법인대리점(GA)에 고지했다.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며, 시행 시기는 다음 달 8일로 예정돼 있다. 해당 상품은 △생활자금 받는 변액 유니버설종신보험 △통합생활 자금받는 유니버설종신보험 △간편가입 유니버설 종신보험이다.

삼성생명 한 지점장은 “계좌이체 할인 특약을 없애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 본격적인 얘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고객 반응을 살핀 뒤 전(全) 상품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가입자가 자동 계좌이체로 보험료를 내면 연 보험료의 1%를 할인해 준다. ‘빅3’인 교보, 한화생명 역시 같은 혜택을 제공 중이다. 예를 들어 월 30만 원·20년 납인 종신보험에 가입하면 고객은 70만 원이 넘는 돈을 아낄 수 있다.

초저금리 환경 속에서 은행들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1%대에 머물고 있고, 보험료 최저보증 이율(금리가 아무리 내려가도 보험사가 무조건 지급하기로 약속한 이율) 역시 2~2.5%임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생명의 이 같은 움직임이 금융당국의 ‘보험료 카드납부 압박’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고객이 카드로 보험료를 낼 때마다 결제 금액의 2%가 넘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저금리로 인해 연 4%대의 자산운용 수익률도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당한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에 이달 말까지 ‘보험료 카드 결제 현황 및 부당운영에 대한 개선 대책’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당국에 이어 국회에서도 ‘보험업법 개정안’ 카드를 꺼내 들며 보험사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A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카드사 수수료 비용을 상쇄하려면 자동 계좌이체 할인과 같은 특약을 없앨 수밖에 없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사실상 보험료가 인상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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