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변명 뿐인’ 사과에…직원들 “무능한 경영진 물러나야 해결”

입력 2018-07-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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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제 책임입니다. 변명할 생각이 없습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에 대해 직접 나서 고개를 숙였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고 변명을 늘어놓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직원들은 기내식 대란을 불러온 박 회장의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사옥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삼구 회장은 “무거운 마음으로 뵙게 돼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예측과 준비를 하지 못해 고객과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회사 대표께서 불행한 일을 당한 것에 대해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유족께 깊은 사과의 말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잔뜩 몸을 낮춘 박 회장은 연신 사과의 말을 전하며 ‘기내식 대란’의 조기 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도 같은 날 오후 열린 대책 회의에서 박 회장이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식 대란’의 원인이 최고 경영자의 경영실패로 지목되면서 이번 사태가 ‘오너리스크’ 등 그룹 문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부담을 느낀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협력사 대표의 자살로 ‘불공정 계약’ 등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이에 박 회장은 모든 책임을 자신을 비롯한 경영진이 지겠다며 거듭 용서를 구했다. 박 회장의 읍소에도 직원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좋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박 회장은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 책임자가 임원으로 승진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책임을 지기 보다는 사태 수습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답했다.

또한 이날 오후 5시 기준 ‘노밀’은 2편, ‘운행 지연’도 2편에 불과했다며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고 7월 말부터 시작되는 성수기에는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도 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오전 10시 이전 출발 예정이었던 국제선 노선 다수가 출발지연 사태를 겪었으며 일본 등 단거리 노선의 경우 7편 이상이 노밀로 운항했다고 밝혔다. 일부 노선의 경우 간편식을 제공하고는 ‘노밀’ 운항이 아니라며 고객을 기만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직원들은 박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여전히 승객과 직원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오는 6일과 8일 예정대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한 직원은 ”박 회장의 부실경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그룹내 최고 우량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은 물론 승객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면서 ”더 이상 이를 방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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