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형, 연초 이후 수익률 -5.91%… 해외주식형도 -2.76%로 ‘저조한 성적’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자산 10억 원, 운용 기간 2주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지난달 28일 기준)은 -5.91%다. 유형별로 펀드 수익률을 살펴봐도 성과는 좋지 않다. 대형주 위주인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200인덱스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6.62%로 가장 저조했고, 배당주식펀드(-6.65%), 일반주식(-5.00%), 중소형주식(-2.40%) 등 순으로 성과가 저조했다. 반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코스피200리버스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6.34%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5.08% 하락했고 코스피200지수는 6.93% 밀렸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까지 지수가 상승하고 여기에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펀드에도 자금 유입이 많이 됐다”면서 “그러나 5~6월 차익 실현 매물, 기업 이익의 감소 추세,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자금 유출 여파 등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도 악화했고, 5~6월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전체 주식형 펀드에는 7790억 원이 유입됐다. 2월 지수 강세에 힘입어 1조2707억 원이 유입되기도 했지만 4월(4460억 원)과 5월(438억 원) 순유출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해외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76%를 기록했다. 다만 해외주식형 펀드는 지역별로 수익률 편차를 보였다.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에 1조5297억 원이 유입됐지만 미국 금리 인상 여파와 신흥국 시장 불안 등으로 5월과 6월 각각 2736억 원, 3850억 원이 빠져나갔다.
브라질 주식형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이 -14.47%를 기록해 최악의 성적을 거뒀고, 남미 신흥국주식(-13.23%), 기타국가주식(-11.56%), 유럽 신흥국주식형 펀드(-8.66%) 등 순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해 초 인기몰이를 했던 베트남펀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8%를 기록했다.
반면 북미주식형펀드(3.99%)가 가장 성적이 좋았고, 아시아태평양주식(2.17%)과 아시아신흥국주식형펀드(1.76%)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지역별로 펀드 수익률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국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진행되고 자산시장 가격의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 등 남미 신흥국이 통화 가치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은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이나 아시아신흥국 펀드는 기업 실적과 내수 개선 등에 힘입어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연구원은 “국내 펀드 투자에서 아시아신흥국과 신흥국 주식의 투자 비중이 절반이 넘고 북미펀드과 글로벌 주식형 펀드의 비중은 작다”면서 “하지만 최근 미국 증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인 반면 신흥국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펀드 역시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과 미국의 금리인상, 신흥국 정치 불안 등의 이슈가 증시는 물론 주식형 펀드의 성과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