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獨 아우디와 수소전기차 동맹

입력 2018-06-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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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제휴 토대로 기술 경쟁 우위 창출, 글로벌 저변 확대 등 전방위 전개

▲현대차그룹과 독일 아우디가 수소연료전지차 동맹에 나선다. 현대차는 이미 수소전기차 넥쏘(사진 위)를 양산 중이고, 아우디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h-트론 콰트로(아래)를 개발 중이다. (사진제공=현대차 / 뉴스프레스)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최대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와 손잡고 수소연료전지차(FCEV‧이하 수소전기차) 동맹에 나선다. 양사의 핵심기술과 특허 등을 공유하고 두 회사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20일 ‘현대기아자동차’와 폭스바겐그룹의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가 각 그룹을 대표해 수소전기차 관련 연료전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 압도적 기술 경쟁 우위를 창출하고 글로벌 저변 확대를 전방위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수소전기차관련 연구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 및 폭스바겐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에 효력을 미친다. 양사는 수소전기차 기술 확산 및 시장 활성화를 위해 특허 및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데 합의하고, 수소전기차 시장 선점 및 기술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향후 기술 협업을 지속 및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은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모색 중인 현대차그룹과 수소차 양산 모델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아우디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추진됐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아우디의 모체인 폭스바겐그룹은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업체 간의 기술 협업이 막대한 시너지 역시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기술력을, 아우디는 시장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동맹에 합의한 셈이다.

▲현대차는 일본 토요타보다 2년 앞선 2012년 양산형 수소전기차(FCEV)를 덴마크에 수출했다. 수소전기차 양산은 세계에서 처음이었다. (사진제공=뉴스프레스UK)

◇현대차는 기술력, 아우디는 시장 영향력 장점 = 현대차그룹은 지난 1998년부터 수소전기차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연구 개발을 바탕으로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했다. 올해 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판매를 시작하는 등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아우디와 벤틀리, 람보르기니, 세아트 등 1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글로벌 전 지역에 연간 1000만 대 이상 판매(현대기아차는 약 750만 대)하는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다.

또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자,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수소전기차 보급 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중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 유럽의 주요국들은 수소전기차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차세대 미래 자동차 기술로 추앙받는 수소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업체들이 속속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현대차와 토요타가 기술을 선도 중이다.

현대차는 201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양산형 수소전기차(2세대 투싼ix 기반)를 유럽 덴마크에 수출했다. 토요타는 2014년 양산 수소전기차 ‘미라이’를 출시했다. 현대차는 2년 먼저 기술개발을 마친 만큼 세계 최초를 강조했다. 반면 토요타는 현대차 수소전기차를 두고 양산차(투싼ix)의 파워트레인을 바꾼 것인 만큼, 진정한 의미의 100% 수소전기차는 자사의 미라이가 최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개발 비용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과 함께 수소전기차 출시 계획도 속속 구체화되고 있다.

혼다는 G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시스템을 공동 생산할 계획이며, 도요타는 BMW와 함께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닛산과 포드-다임러 역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상황에 현대차그룹과 아우디의 동맹은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 확보라는 두 가지 효과를 양사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우디는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연간 1000만 대를 판매하는 폭스바겐그룹내 다른 브랜드로 현대차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뉴스프레스)

◇특허 및 주요 부품의 공유…기술 확산 및 시장 활성화 = 현대차그룹은 이번 파트너십 협약을 기반으로 수소전기차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초기 시장 선점 및 저변 확대, 나아가 판매 증가로 인한 생산원가 절감, 투자 효율성 제고 등 주도권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미래차 핵심기술 역량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현대모비스를 주축으로 핵심 기술의 내재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과 아우디는 현재 보유 중이거나, 향후 출원 예정인 다수의 특허를 공유(Cross License)해 수소전기차 분야의 기술 확산을 추진한다. 수소전기차기술 개발을 촉진하는 한편 수소차의 우수성을 알리고 폭발 위험 등 잘못된 시장 인식의 개선을 통해 보급 확대의 토대를 마련한다.

양사의 특허 공유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흔히 발생하는 기술 분쟁의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고, 기술 개발 자유도를 증대하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기술 표준화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특허 공유와 함께기술력과 신뢰성을 검증 받은 주요 부품 중 일부를 아우디와공유할 방침이다. 수소전기차 양산화 과정을 통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독자 구축한 수소차 부품 공급망을제공함으로써 수소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수소전기차의 가격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중소 부품협력사의 수소차 관련 부품 수출 증가로 이어져 국내 부품산업의 발전도 기대케 한다.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로 부품 원가 절감, 투자 효율성 제고 등 선순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중소 부품협력사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산업 및 연관산업 전반에 걸쳐 ‘수소’ 중심의 혁신 산업생태계 구축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부회장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전환점 될 것” = 아우디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수소전기차 콘셉트카인 ‘A7 h-트론’을 선보였으며, 오는 2020년 수소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사는 향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기술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전 지구적 환경 문제, 에너지 수급 불안, 자원 고갈 등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일찍부터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밝혔다.

이어 “아우디와의 파트너십은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활성화는 물론 수소 연관 산업 발전을 통한 혁신적 산업 생태계 조성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피터메르텐스 아우디 기술개발 총괄은 “수소전기차는 전동화 기반의 모델 가운데 가장 진화된 형태로, 잠재력이 큰 미래 친환경 기술 분야”라며 “현대차그룹과 같은 강력한 파트너와의 협업은 수소차 분야의 기술 혁신을 위한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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