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의 전쟁’에도…“석유화학 제품 수요 줄지 않을 것”

입력 2018-06-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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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사용 감축에 플라스틱 활용 돼…글로벌 기업 오히려 투자 늘려

▲올해 초 인도 뭄바이 아라비아해 해변에 플라스틱과 여러 쓰레기가 뒤섞여 쌓여있다. 뭄바이/AP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가 확산하는 추세에도 전통적인 석유화학 업계는 제품 수요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 기업들은 플라스틱 금지 조치가 사업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최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일회용 식기, 빨대, 플라스틱 포장 금지가 이뤄지고 있다. 존 애보트 로열더치셸 다운스트림 부문 이사는 “플라스틱 금지가 중요한 문제이며 사회적 이슈이지만 우리의 공급과 수요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이 전 세계에서 제거되더라도 석유화학물질의 수요는 3~4% 감소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판 징거 우드맥킨지 애널리스트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은 2020년 초 정점을 찍겠지만 다른 용도의 플라스틱은 계속 사용될 것”이라면서 “플라스틱 사용에 엄청난 수요가 있고 이는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연례 석유전망에 따르면 2016년 석유화학제품에 하루 1740만 배럴의 석유가 사용됐으며 각국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도 2040년까지 이런 석유화학 수요는 35%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스페인 정유업체 렙솔의 페드로 안토니오 메리노 가르시아 연구책임자는 “플라스틱 금지와 같은 정부 정책이 발효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의 성장이 둔화하더라도 근본적인 성장 추세는 수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업체들은 LCD TV, 매트리스 등 다양한 화학제품 수요 증가를 포착하고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로열더치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글로벌 기업은 세탁 세제와 가정용 단열재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원료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석유화학 단지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다만 영국 석유회사 BP는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문제와 석유 화학 제품에 대한 연쇄적인 영향으로 2040년까지 하루 200만 배럴의 석유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 로비스트들은 플라스틱이 자원을 절약하고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에보트 이사는 “자동차와 가정, 가전제품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화학제품 수요를 촉진한다”며 “에너지 전환이 화학물질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당신이 덥거나 추운 지역에 살고 있다면 건물에 단열재가 필요한데 이는 모두 석유화학 제품이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양도 놀라운 정도”라고 덧붙였다. 로비 그룹 ‘플라스틱유럽’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적으로 3억3500만 톤의 플라스틱 물질이 생산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4% 증가한 것이다.

에보트 이사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은 예상대로 금지될 것이며 해양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쓰레기 관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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