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지역 한정 판매…132년 역사상 처음으로 주류시장에 도전
세계 청량음료 거인 코카콜라가 일본에서 주류시장에 도전한다.
2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이날 규슈 지역 한정으로 레몬 맛의 추하이를 출시했다.
코카콜라는 지난 1977년 뉴욕 와이너리를 인수하고 나서 ‘와인 스펙트럼’ 브랜드로 주류사업에 진출했지만 1983년 사업을 매각하고 철수했다. 그러나 코카콜라가 직접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를 생산하는 것은 132년 회사 역사상 처음이다. 미지의 영역인 주류시장에서 코카콜라가 존재감을 발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지 일본 규슈에서 그 도전이 시작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추하이는 일본 소주에 탄산과 레몬 등 과일 맛을 가미한 낮은 도수의 알코올음료로, 최근 일본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이날 ‘레몬도’라는 이름으로 도수 3%의 벌꿀레몬과 5%의 레몬, 7%의 소금레몬 등 3종류의 추하이 캔 제품을 출시했다. 일본 코카콜라는 “레몬 맛은 추하이 중에서도 가장 시장 점유율이 높다”며 “우리가 지닌 과즙 음료 노하우를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슈 지역 후쿠오카시 동구에 있는 할인 소매점 ‘슈퍼 센터 트라이얼 아일랜드 시티점’에 ‘레몬도’ 특설 코너가 마련됐다. 48세의 한 여성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카콜라도 추하이를 내놓았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평소 집에서 달콤한 술을 마시는데 저녁 반주 즐거움이 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 매장 매니저인 우치야마 도모히로는 “규슈에서는 추하이보다 소주가 더 많이 팔린다”며 “코카콜라 제품은 의외성이 있어서 이를 계기로 젊은 세대가 추하이를 더 많이 찾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성장을 위해서는 고전적인 청량음료 회사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일본 코카콜라의 호르헤 하르두노 회장은 “미국은 스테디셀러 상품만이 매장에 진열된다”며 “반면 일본은 시험 판매를 포함해 연평균 100여 종의 신제품이 나오고 있다”고 일본을 주류시장 진입 시험장으로 삼은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추하이 캔 시장은 1위 산토리주류와 2위 기린 등 맥주 대기업이 전체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도전에 맞서 이들 업체도 투자를 확대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산토리는 7~8월 추하이 캔 생산을 1500만 상자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릴 계획이다. 기린도 아이치현 공장에 약 50억 엔(약 490억 원)을 투자해 추하이 생산을 20%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