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입차시장 확대…셈법 복잡해진 ‘현대기아차’

입력 2018-05-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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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등 고급차 공략·현지 생산 중소형차 타격 불가피…정의선 부회장 “차별화 전략으로 성과 노력”

중국 정부가 7월부터 수입차 관세를 절반 가까이 낮춘다. 현지 합작사로 진출한 현대기아차는 가격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반면, 고급차 시장을 새로 개척할 여지는 생겼다. 셈법이 복잡해진 셈이다.

24일 중국 인민망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7월부터 완성차 수입 관세를 현행 20∼25%에서 15%로, 차 부품은 8∼25%에서 6%로 각각 인하한다. 중국 재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개혁 개방을 확대하고 공급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 자동차산업 발달을 촉진하고 소비수요 충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세 인하는 최근 불거진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다. 그러나 정작 수혜는 독일차에 몰릴 전망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산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고급차 브랜드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로 수입 규모가 큰 미국산 자동차 역시 독일 브랜드가 주도 중이다. 예컨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BMW X시리즈 SUV는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향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에 진출해 있는 현대기아차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향후 전략에 따라 중국 시장 향방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중국의 관세장벽 인하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관세 인하에 따라 중국 내 수입차 시장은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인데, 이러면 현지 생산 차가 자연스레 위축된다. 지난해 중국의 수입차 시장은 약 121만6000대. 관세 인하 효과가 본격화되면 시장은 최대 20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은 수입차가 고가, 자국산(합작사 포함) 자동차가 중저가 시장을 형성해 왔다. 수입차가 늘어나면 결국 현지에서 생산 중인 일본과 한국의 합작사가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쉬하이둥(許海東)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비서장 조리는 “중국 내 합자브랜드와 토종브랜드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특히 합자브랜드가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거꾸로 현대기아차는 고급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차 전략을 앞세울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껏 현지 중저가 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라인업을 확대해 온 현대기아차가 제네시스를 포함한 고급차 전략을 확대할 여지가 커졌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역시 최근 지배구조 개편안과 관련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 반등을 위해 이르면 내년에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중국 시장 특성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준비해 3∼4년 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수입차에 대해 최고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 FTA 재협상이 최종 승인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자동차 업계는 향후 ‘관세부과 조치 구체화 방안’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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