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국내 5G 통신장비 中 화웨이가 접수할까...이통3사 막판 고심

입력 2018-05-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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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높은 화웨이 낙점 가능성… "중국기업·보안이슈 등 여론 안좋아 어려울 것" 의견도

내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앞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통신장비 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고민에 빠져 있다. 수십 조원의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품질, 가격을 고려한 가성비 있는 업체를 선택해야 효율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올 상반기까지 5G 통신 장비 업체를 결정한다. 이통사들은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외 장비업체들에 제안요청서(RFP) 전송을 완료했다. 이후 장비업체들이 요건, 가격 등 이통사에 제안하면 이를 바탕으로 최종 파트너를 선정하는데 현재 삼성전자와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4개 장비업체로 최종 후보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단연 화웨이다. 중국의 대표 IT업체로 최근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글로벌 1위 통신장비 업체 자리를 꿰차면서 기술력은 물론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화웨이가 중국 업체인 만큼 안보가 걸림돌이라는 점이다. 화웨이의 보안 이슈가 처음 나온건 2012년 화웨이 장비가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미국 의회 보고서가 나오면서다. 화웨이는 엄밀히 말해 민영기업이다. 화웨이는 창업주 런정페이 회장이 약 1.4%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지분(약 98.6%)을 약 8만 여명의 임직원이 나눠 갖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도 이사회 구성원 중 3명이 일정 기간 돌아가면서 맡는 형태의 ‘순환 CEO 체제’다. 하지만 유사시 중국 정부 지시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중국 기업의 특성이 국내 업계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미국 국방부의 경우 해킹 가능성을 이유로 미군기지에서 화웨이와 ZTE의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키도 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보안을 이유로 화웨이 통신장비 판매 제한 검토 중이다.

실제로 국내 통신사 중 LG유플러스는 2013년 4G LTE 서비스를 위해 화웨이 장비 도입을 추진했지만 주한미군의 정보유출을 문제 삼은 미국 정부의 우려로 제한적으로 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국내 이통사들은 이미 일부 지역에서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고 무엇보다 화웨이 제품이 가격 대비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술력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보안 이슈 등 여론이 나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말해 가성비 등 합리적인 선택 기준으로는 화웨이를 선정하고 싶지만 중국 기업인 화웨이의 보안 문제 등으로 인해 선뜻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화웨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170여개국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과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화웨이는 2015년 영국 정부로부터 네트워크 보안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 받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통신사 관계자는 “화웨이 제품은 세계 어느 장비업체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다”면서 “가격도 다른 글로벌 업체에 비해 30% 정도 저렴해서 선택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데 안보 이슈로 인해 이점이 묻히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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