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SRT 공사비리, 더 무겁게 처벌해야" 원심 파기환송

입력 2018-04-17 08:24수정 2018-04-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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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평택 간 수도권 고속철도(SRT) 공사비리로 무더기 기소된 시행사, 시공사 등 관계자들의 형량이 더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배임수재,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시공사 두산건설 현장소장 함모(56)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고 17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하도급 업체와 설계ㆍ감리 업체 책임자들도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은 2심에서 무죄가 난 이들의 사기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함 씨 등은 2015년 1~10월까지 경기 분당 둔전동 일대 SRT 공사 구간(2공구)에서 화약을 사용한 일반 발파로 시공했으나 계약대로 ‘슈퍼웨지' 공법을 사용한 것 처럼 허위로 작성한 준공조서 등을 발주사(한국철도시설공단)에 제출해 168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슈퍼웨지는 무진동암반파쇄기를 굴삭기에 부착해 유압으로 암반을 파쇄하는 무진동암파쇄 공법으로 화약발파보다 공사기간은 짧지만 시공 단가가 5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은 함 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함 씨 등이 처음부터 공사대금 전액에 대한 편취 의사를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허위 기성청구로 얻은 이득액도 168억 원 상당으로 볼수 없다"며 사기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기죄는 피해자를 속여 금원 교부가 있을 경우 그 자체로써 바로 성립된다"며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편취액은 피해자로부터 교부된 금원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한국철도시설공단를 기망해 지급받은 기성금 전부가 편취액에 해당한다고 보는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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