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해는 카드로 보험료 낼 수 있을까

입력 2018-04-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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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천 기업금융부 기자

“카드로 핸드폰 요금이나 아파트 관리비도 매달 알아서 빠져나가게 할 수 있는데, 보험료는 못 낸다.”

현재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내려면 보장성 보험이나 일부 카드사만 납부할 수 있게 돼 있다. 생명보험보다는 손해보험에서 카드 사용이 더 수월하지만, 그나마도 카드를 통한 자동납부는 제한적이다. 카드로 보험료를 내려면 자동이체를 하거나 매월 직접 고객센터나 지점에 연락해야 한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카드사,보험사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보험료 카드 납부 확대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8차례에 걸쳐 카드 결제 확대에 따른 보험업계의 수수료 부담 규모, 법·제도 개선 필요사항 등을 논의했지만 양측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유야무야됐다.

가장 큰 문제는 ‘수익’이다. 여기에 ‘소비자’는 없다. 보험업계는 “수수료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고, 카드업계는 “보험사가 요구한 수준의 수수료 인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산정 원칙이 있는데 이를 무시할 순 없지 않으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보험업계는 “수수료 문제도 있지만 저축성 보험의 경우 특성상 카드로 ‘저축’한다는 의미가 되는 걸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당국은 “양측의 논리가 무조건 틀렸다고만 할 수 없다”며 중재하지 못하고 난감해 하는 상황이다. 특정 방안을 강제하거나 운영을 규제할 방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소비자’는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이용되기만 할 뿐, 진정한 배려를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벌써 2분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아직까지 논의가 재개될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이대로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중재를 맡아야 할 금융당국은 수장 교체의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소비자임을 기억해야 한다. 올해는 ‘금융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한 협의를 이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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