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일정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손 회장은 23일 양국 경제계 대표들이 만나는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외에 까오 득 팟 베트남 당 중앙경제위원회 부위원장, 응우엔 찌 쭝(Nguyen Chi Dung) 기획투자부 장관, 따오 응옥 쭝(Dao Ngoc Dung) 노동보훈사회부 장관을 잇달아 예방하고, 우리기업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협력과 지원을 당부했다.
손 회장은 베트남 관계부처 장관 면담에서 현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일부 우리기업이 임금 지급 등 정상적인 청산절차 대신 불법폐업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데에 유감을 표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양국 간 신뢰를 이어가자고 제안했다.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11.2% 인상됐다.
특히 손 회장은 해외진출 및 진출예정 기업에 대한 노무관리 교육, 기업행동강령(Code of Con배포, 사회적 책임 지원, 국제 인적교류를 통한 해외정보 공유 등 국내의 다양한 노력을 소개하면서, 베트남 진출 국내기업에게 현지 노무관리에 대한 본사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확대하도록 독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손 회장은 현지 우리 상공인 대표들과의 조찬회동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윤리경영을 통한 지속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베트남 내 외투기업 중 유독 우리기업 현장에서 노사분규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손 회장은 베트남 정부의 부정적 인식을 적극 불식시키려는 모습도 보였다. 다른 주요 투자국과 달리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70% 이상이 제조업에 집중돼 있는 만큼 생산현장의 높은 노조조직률을 감안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손 회장은 CJ그룹 회장 자격으로 지난해 말 응우엔 쑤언 푹 총리와 만나 식품 ‧ 물류, 문화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손 회장은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현지 우리기업의 잦은 노사분규와 불법폐업 사례로 인한 국가적 이미지 훼손과 신뢰 추락을 우려했다고 한다. 경총 회장으로서 빡빡한 일정을 분 단위로 쪼개가며 베트남 관계부처 장관들을 일일이 찾은 것도 이러한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경총 관계자는 “베트남은 ‘포스트 차이나’로 연결되는 주요 교역국이자 투자대상국인 만큼 현지 진출기업의 모범적 기업 활동이 각별히 요구된다”며 “앞으로 해외진출 기업의 현지 노사관계 안정화를 위해 다각적인 지원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