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거래와 사용 전면 금지로 ‘제재 회피’ 마두로 정권에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새로운 타격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하거나 정부를 대신해 발행한 모든 가상화폐의 미국 내 거래와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은 마두로 정권이 가상화폐 발행으로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려는 최근 시도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를 피하고 심각한 경제난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으로 지난달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가상화폐 ‘페트로(Petro)’를 발행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당시 “각 페트로 토큰은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석유 1배럴로 뒷받침될 것”이라며 “약 1억 개의 토큰이 발행될 것이며 이는 약 60억 달러(약 6조4338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 소식에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전날보다 약 200달러 급락한 8388달러를 기록했다고 CNBC는 전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베네수엘라 채권의 신규 발행이나 대출이 금지된 가운데 마두로 정권은 가상화폐 발행을 통한 외화 획득을 꾀했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원천 봉쇄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베네수엘라에 금융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본격적으로 마두로 정권에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 당시 트럼프는 필요하다면 군사적 옵션도 포함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강경 입장을 내비쳤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베네수엘라는 더는 자국민의 희생시키고 경제를 약탈하기 위해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베네수엘라산 석유 금수 제재도 검토하는 등 5월 베네수엘라 대선을 앞두고 압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마두로 정권은 베네수엘라 경제가 파탄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연말로 예정됐던 대선을 5월로 앞당겨 마두로 재선을 꾀하는 행태를 보여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비판을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