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자문’ 게리 콘, 철강 관세 갈등에 사임…미국 보호무역주의 더욱 강화할 듯

입력 2018-03-0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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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NEC 위원장, 관세 부과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1월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콘 위원장은 6일 사임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자문이자 ‘온건파’를 대표하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한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콘 위원장은 이날 취임한 지 약 14개월 만에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그가 적극적으로 반대한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 관세 부과를 트럼프가 결정한 지 일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콘 위원장은 성명에서 “내 나라에 봉사해 경제성장에 기여한 정책, 특히 역사적인 세제개혁으로 미국 국민을 이롭게 한 것은 영광이었다”며 “대통령이 이런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그와 정부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콘은 나의 수석 경제자문으로서 훌륭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며 “그는 보기 드문 인재로, 미국 국민에 행한 그의 헌신적인 봉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콘 위원장이 미국 경제를 성장하게 하고 역사적인 세제개혁을 통과시키기 위해 자신의 리더십과 역량을 발휘했다”며 “이런 탁월함으로 그는 미국에 봉사했다”고 언급했다.

골드만삭스의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콘 위원장은 트럼프 정권 출범과 함께 백악관에 합류했으나 주요 경제 각료 중 처음으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지난해 세제개편안 통과를 앞두고 리더십을 발휘했으며 정부의 인프라, 헬스케어와 에너지, 사이버보안 등과 관련된 정책 수립에도 관여했다고 한 백악관 관리는 설명했다.

콘이 사임하게 된 계기로는 무역정책을 둘러싼 강경파와의 대립이 꼽히고 있다. 콘은 대표적인 보호무역주의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 등과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콘은 관세 부과로 피해를 보게 될 업계 대표들을 백악관으로 소집해 트럼프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당초 이 회동은 이번 주 후반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강경책을 주장하는 로스 장관, 나바로 위원장의 편에 서서 지난 1일 전격적으로 관세 부과 방침을 표명했다. 이후 트럼프 정부 내 노선 차이가 선명하게 떠오르면서 콘이 사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부각됐다.

세제개혁 등으로 의회와도 좋은 관계를 구축한 콘이 물러나면서 거시경제 정책의 전반적인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트럼프가 ‘세계주의자’로 비꼬는 등 자유무역을 옹호했던 콘의 부재로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이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콘 사임 소식이 전해진 직후 뉴욕증시 S&P500선물은 1%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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